교가·상징물·일제식 언어 등…'우리 얼 살리기'교육도

3·1운동 100주년을 맞았는데도 학교 현장에 여전한 일제 잔재를 청산하기 위한 전수조사가 이뤄진다.

경남도교육청은 일제 강점기에 일제를 상징하는 교목·시설물, 친일 음악인이 참여한 교가, 일제식 교단 언어 등을 청산하고자 '일제 잔재 청산, 우리 얼 살리기 교육 사업'을 시작했다. 도교육청은 5월 10일까지 초·중·고교 전수조사를 거쳐 △교목 교체 △친일작곡가 교가 교체 △일제강점기 학교장 사진, 동상 등 시설물 철거 △일제식 교단 언어·제도 정비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

박종훈 도교육감은 지난 8일 월요회의에서 "학교를 둘러싼 사회가 일제 잔재를 지우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하고 있다. 외형적인 부분을 고치는 것 못지않게 일제 잔재 문화를 없애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도교육청은 지난 2월 17일 본청 중앙 현관 앞 일본 가이즈카 향나무를 뽑아 내고, 우리나라 소나무로 교체했다. 이번에 학교를 대상으로 일본 가이즈카 향나무 교목에 대한 전수조사를 한다.

특히 친일 작곡가 현황을 파악해 학교별 교가 전수조사도 한다. 도내 학교에는 조두남(1912∼1984) 작곡가가 만든 교가가 많다. 조두남은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대표적인 친일 음악가이다. 창원시립마산문학관이 지난 2012년에 발간한 <창원의 학교 노래>를 보면 조두남은 창원 성호초교, 온천초교, 완월초교, 합포초교, 내서중, 경상고, 무학여고 등 창원지역 초·중·고 7개 교가를 작곡했다. 창원대 등 대학교 교가도 만들었다.

도교육청은 일제강점기 학교장 사진, 동상 등 시설물 파악과 함께 철거에 대한 의견도 수렴한다. 일제식 교단언어 등에 대해서는 연구 후 해결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일제 잔재 청산 사업과 함께 우리 얼 살리기 교육사업도 병행한다. 우리얼 살리기 교육 사업은 △역사 교원 역량 강화 연수 △우리말 학교 이름 짓기 운동 △경남학생독립운동사 발간 △우리지역 독립운동가 후손의 집 선양 사업 등이다.

이를 위해 도교육청은 내년까지 사업을 진행할 전담팀을 내달 10일까지 구성할 계획이다. 일제 잔재 청산 사업, 우리 얼 살리기 교육사업 자문과 검증을 맡을 전담팀은 민족문제연구소, 국어·역사 교수와 교사 등을 중심으로 20여 명으로 꾸려진다. 도교육청은 민족문제연구소와 양해각서를 체결해 자문·감수·강사지원 등을 받고, 교원연수 교과로도 편성할 계획을 세웠다.

3·1운동 정신계승을 위한 민주시민 교육도 펼친다. 시민교육은 △3·1운동 100주년 기념 교육 사업 △독립선언서 필사 운동 △학교 내 민주시민 교육 활성화 △다크 투어리즘(서대문형무소 등 민족의 슬픈 역사 현장 방문) 등이다.

최둘숙 중등교육과장은 "전담팀을 구성해 균형적 시선을 도출해서 진행할 것이다. 도교육청이 일방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전문가 의견을 많이 듣고 신중하게 진행할 예정이다. 학생들이 이번 사업을 통해 일제 잔재에 대한 비판의식을 가졌으면 한다. 하반기에는 교원 연수도 진행해 학생 가치관 교육과 함께 교사의 관심도 끌어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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