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서 뚜렷한 주관 드러내
이념 편향 우려엔 "사실 아냐"

문형배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이념 편향성 우려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문 후보자는 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스스로 나태와 독선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 부산판례연구회나 우리법연구회 등의 학술단체에 가입하였을 뿐, 결코 정치적 이념을 추구해 단체에 가입한 적은 없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경남과 부산 지역에서만 근무한 이른바 '향판' 출신이기도 한 문 후보자는 헌법재판관에 임명되면 지방분권에 특히 관심을 가지고 헌법재판에 임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그는 "생의 대부분을 지방에서 살아온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헌법에서 선언한 지방분권의 가치가 최대한 실현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과 안정을 이루는 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 문형배(오른쪽)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가 9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가 정회되자 헌법재판소 관계자와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에서 심리 중인 사형제 헌법소원과 관련해서는 "입법론적으로 사형제는 폐지되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에 임명되면 사형제 폐지 여부를 심리 중인 헌재에 폐지 주장이 보강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 후보자는 오는 11일 헌재 선고를 앞둔 낙태죄 위헌 여부와 관련해서는 "입법적으로 산모의 자기결정권을 예외적으로 인정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낙태를 전면 금지할 것이 아니라 일정한 기간요건을 두는 방식 등을 통해 부분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풀이된다

동성애와 동성혼에 대해서도 뚜렷한 주관을 드러냈다. 문 후보자는 동성애에 대해서는 "찬반 영역에 속하지 않는 문제"라며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동성혼에 대해서는 "헌법 36조 1항에 의해 동성혼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동성혼은 현 단계에서 반대입장이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진주 대아고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하고 28회 사법시험에 합격, 사법연수원을 18기로 수료했다. 1992년 부산지법 판사로 임용돼 창원지법 부장판사와 진주지원장, 부산고법 부장판사, 부산가정법원장 등을 지냈다.

이날 청문회는 예정대로 오전 10시에 시작됐으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김연철 통일부 장관 임명을 놓고 여야 공방으로 파행을 빚었다. 결국 오후 2시 회의가 속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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