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반공사 지연·기업유치 난관
창원시장, 당정협서 협조 요청
이옥선 도의원, 도에 협업주문

'경남 로봇랜드'가 7월 개장을 앞두고 있지만 하수관거 공사 미완료, 알맹이 없는 로봇R&D센터 문제, 접속도로 개설 지연 등으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9일 창원시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창원지역 도의원 당정협의회에서 이 같은 우려점을 지적하면서 도의원들 협조를 요청했다. 이옥선 도의원(더불어민주당·창원7)은 이날 오후 열린 도의회 임시회에서 경남도의 협업과 적극 대응을 주문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에 건설 중인 로봇랜드는 토목 87%, 건축 90%, 테마파크 86% 공정(3월 기준)을 보이고 있다. 오는 7월 '테마파크'가 중심이 된 1단계 민간부문 사업이 완공·개장 예정이다.

하지만 준공에 필요한 하수관거 공사가 주민 반발로 더디게 진행돼 제때 완공이 이뤄질지 의문이다. 주요 진입도로인 국도 5호선 완공도 내년 하반기에나 이뤄질 전망이라 부산 쪽에서 마창대교를 타고 넘어와도 로봇랜드까지 구불구불한 2차로 도로를 지나야 해 관람객 모으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더구나 테마파크와 함께 개장하는 연구·개발(R&D) 센터는 입주하는 기업이 없다. R&D 센터를 중심으로 로봇산업 육성책을 마련하는 동시에 테마파크 방문객들에게 최신 로봇기술을 선보이면서 마산(창원)을 로봇 대표 도시로 각인시키겠다는 애초 계획은 무색해졌다.

허 시장은 이날 우려되는 문제점부터 토로했다. 로봇랜드 난맥상을 두고 이날 '유아·초등학생용', '웃음거리' 등 표현까지 써가며 마음속 격정을 에둘러 삭이기도 했다.

허 시장은 "로봇랜드가 애초 계획과 달리 유아나 초등학생용 놀이시설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라며 "사업을 경남도가 주도하는 데다 특수목적법인(SPC)도 끼어있어 창원시가 관여할 지점이 거의 없다시피 해 근심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어 "로봇랜드가 지닌 문제는 크게 진입도로 개설과 콘텐츠 확보에 있다"면서 "도의원님들께서 경남도에 한목소리로 이른 시일 내 국도 5호선 등 진입도로 개설 촉진과 R&D, 로봇산업 앵커 기업 유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압박해주셔야 로봇랜드가 웃음거리가 되지 않는다. 국제적인 수준의 로봇산업 집적지가 되는 데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했다.

로봇랜드는 이날 오후 열린 경남도의회 임시회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이옥선 도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로봇랜드와 인근에 들어설 구산해양관광단지가 시너지를 발휘할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 의원은 "관광객들이 로봇랜드를 방문했을 때 주변 자연환경과 인프라에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러려면 구산해양관광단지 조성 사업이 로봇랜드 방문객들을 흡수하고, 오래 머물다가 갈 수 있는 장소가 되도록 시와 도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로봇비즈니스 벨트 조성과 동시에 우수한 연구 인력 지원 정책, 이를 연계한 로봇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돼야 한다. 지역 산학협력뿐만 아니라 연구자들의 적극적 영입 노력과 개발된 기술을 상품화, 제품화할 수 있는 기업 집적화가 필요하다. 즉, 로봇산업단지 조성도 검토돼야 할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로봇랜드 조성과 국도 5호선 건설공사로 인해 빚어진, 인근 주민들의 고통분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주민들의 취업과 지역 특산물 판매장 등의 요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마지막까지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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