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잔잔한 휴식과 소소한 행복
60여년 역사 청학서점 지나
해천 거닐며 순국선열 뵙고
'도시재생'쌈지공원 한바퀴
물냉면·커피로 한 끼 뚝딱

'밀양'이란 지명에서는 왠지 따뜻한 느낌이 납니다. 그래서인지 봄꽃이 흐드러질 때쯤이면 한번 가볼까 하고 생각하게 되는 곳이죠. 관광객들은 보통 얼음골이나 표충사 같은 교외 지역을 많이 찾습니다. 그렇지만, 밀양 시내에도 둘러보기 괜찮은 곳이 많습니다. 우리나라 3대 누각 중 하나인 영남루에 올라도 좋고, 벚꽃 만개한 밀양강변을 거닐기도 좋지요. 그리고 이 지면을 통해 소개할 곳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소소한 재미와 잔잔한 휴식이 있는, 밀양 시내 정겹고 따뜻한 공간을 찾아봤습니다.

▲ 밀양시 내일동 청학서점./이서후 기자

◇청학서점(남천강변로 55-3, 내일동 94-2)

1961년 시작한 서점은 2017년 내일동 현재 자리로 옮겼다. 서점은 모호하다. 요즘 유행하는 독립서점과 다르고, 동네 어귀에서 참고서 따위만 파는 동네 서점과도 다르다. 그 어디 중간쯤인데, 밤이면 누군가의 낭독 소리가 들린다. 가끔은 서점 3층에서 음악도 연주한다. 서점이 문화를 공유하는 공간이 되길 꿈꾸는 곳.

▲ 해천항일운동테마거리. /이서후 기자

◇밀양해천, 밀양 의열기념관(노상하1길 25-12, 내이동 901)

청학서점에서 하천을 찾으면 '밀양해천'이다. 물길을 복원해 만든 공간에 항일독립운동가 이야기를 담았다. 후문을 내보인 상가에 약산 김원봉(1898~1958)이 활약한 조선의용대(최초 한인무장부대)를 알리는 벽화가 그려져 있다. 해천 한가운데 서 있는 '의열기념관'에는 밀양의 많은 독립운동가의 얼굴이 나부낀다.

▲ 밀양시내가 훤히 보이는 밀양시 내일동 달빛쌈지공원. /이서후 기자

◇내일문화예술마을·달빛쌈지공원(내일중앙1길 21, 내일동 431-202)

영남루, 천진궁, 백중놀이 전수관 등 밀양의 대표 문화예술 자원이 한 데 모여 내일문화예술마을로 부른다. 이 중 달빛쌈지공원을 주목하자. 수돗물을 공급하다 노화로 폐쇄된 배수지를 잘 살린 작품이 장관이다. 콘크리트는 날것 그대로의 예술이 됐다. 무언가를 허물고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도시 재생의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버린 좋은 예다.

◇차군커피로스터스(가곡11길 4,가곡동 626-33)

2016년에 문을 연 카페는 장사가 잘 돼 2호점까지 생겼다. 차상빈 사장은 2호점을, 1호점은 차 사장 부모가 운영 중이다. 직접 원두를 로스팅해 커피가 신선하며 신맛이 나는 게 특징이다. 한 잡지에 소개가 될 정도로 티라미수가 맛있다.

▲ 청원분식 물냉면. /이미지 기자

◇청원분식(가곡11길 3,가곡동 621-3)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냉면이 아니다. 편육 대신 볶은 고기 고명이 올라온다. 2대째 운영 중이며 메뉴는 평양냉면, 함흥냉면 단 두개다. 예전에는 다양한 분식류와 함께 냉면을 팔았는 데, 이젠 아니다. 이곳 단골 손님이 알려준 팁, 먹기 전에 골고루 섞어야 간이 잘 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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