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 도시재생 잘하네.'

지난주 밀양에 갔다. 매달 한 번씩 문화부 기자들이 함께 쓰는 수소문(오늘 자 18면 참고)을 하러 방문했다.

가곡동과 내이동, 내일동을 돌아다니며 주민을 만나고 여러 골목 정취를 사진기에 담았다.

어찌 보면 큰 '사건'이 없는 취재였다. 마지막 일정으로 들른 달빛쌈지공원에서 마주한 '작품'이 없었다면 말이다.

'달빛쌈지공원'은 밀양시가 벌인 밀양관아 주변 공공디자인 개선사업으로 만들어졌다. 밀양여고 후문이 문화와 예술의 공간으로 탈바꿈됐다는 여러 기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공원 이름은 특색이 없다. 밀양이기에 달빛이라는 말을 넣었겠지만.

그런데 비탈길에 있는 작품은 대단했다. 어떤 작가가 이런 생각을 했을까. 아무런 장식 없이 흙과 콘크리트의 형태로 길을 만들고 공간을 창조한 작품이었다. 찬찬히 둘러봤다. 그런데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게 아니었다. 분명히 무엇이 있었고, 무엇을 그대로 두고 자르며 창작된 것이었다.

세상에, 낡은 수도공급시설이었던 배수지였단다. '그래, 이게 도시재생이지.'

배수지의 콘크리트가 그대로 남아 액자가 되어 밀양 시내를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었고 소규모 공연을 올릴 수 있을 정도의 무대가 됐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형극도 딱 맞겠다.

밀양시는 올해 가곡동에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추진한단다. 여기에다 '2019 문화적 도시재생 공모'에도 최종 선정됐단다.

가곡동에서 만난 주민은 말했다. "도로를 넓히고 관광객이 오도록…." 그러면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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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재생 잘한다는 소리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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