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애플망고 등 생산 확대

바나나·파인애플·망고 같은 열대과일이 이젠 100% 외국산만은 아니다. 경남 곳곳 농가들이 재배에 눈 돌리며 소득 대체 작물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3일 경남농협 자료에 따르면, 경남은 열대과일 10여 종을 생산하고 있다.

열대과일 대표 품목인 '바나나'는 전국 서른여섯 농가에서 재배 중이다. 대부분 노지 아닌 하우스 형태로 온도를 올려 재배하는 형태다.

경남은 진주·산청·합천·하동 여섯 농가가 8만 9256㎡(2만 7000평) 규모로 재배하고 있다. 지난해 첫 수확 결실을 보며 전체 500t가량을 생산했다. 이들 농가는 인터넷 판매, 로컬푸드매장을 주요 판로로 삼고 있다.

다만 가격이 수입품보다 두 배 정도 비싸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하지만 맛은 거의 차이 없고, 유통 과정이 짧다는 점, 무엇보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농산물이라는 점에서 경쟁력을 두고 있다. 경남농협 관계자는 "국내산 바나나는 어린 자녀나 환자 가족에게 먹이려는 분들이 주로 찾는다"고 전했다.

▲ 도내 진주·산청·합천·하동 여섯 농가는 전체 8만 9256㎡(2만 7000평) 규모로 바나나 재배를 하고 있다. 진주시 금곡면 농가의 바나나 시설하우스 내부 모습. /경남농협

함안지역 농가들은 지난해 '애플망고' 재배에 성공했다. 함안 농가 4곳은 군·농촌진흥청·경남도농업기술원 지원을 받아 작목반을 구성했다. 이후 가야읍·법수면 일원 1만 3218㎡(4000평)에서 시험 재배에 들어갔고, 지난해 6월 본격적인 수확·출하를 했다. 이들은 품평회 자리 마련, 제주도 재배 농가 견학 등 품질 향상에 잰걸음을 옮기고 있다.

제주도에서만 생산되던 '한라봉'도 도내 재배로 이어지고 있다. 고성군 마암면 한 농가가 2000㎡(605평) 규모 시설 하우스 3동에 한라봉 나무 300그루를 심었고, 올해 초 1t가량을 수확했다.

이 밖에 '망고'는 창원·진주·통영·함안, '파인애플'은 거제, '구아바'는 진주·의령, '파파야'는 창원·진주·김해·밀양, '나디아'는 거창에서 재배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경제지주 내에 '열대과일팀'을 따로 두고 지원에 나서고 있다. '열대과일팀'은 지난달 진주 바나나 농가를 찾아 판로 확대를 위한 현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농협 관계자는 "국내산 바나나가 학교급식 및 방과 후 초등돌봄교실에 공급될 수 있도록 협의 중이다. 또한 상반기에 도내 농협 하나로마트 전 매장에서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으로 열대과일 국내 생산은 앞으로 '농협 하나로마트 수입품 판매 논란'에도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다문화가정과 외국인 노동자가 증가하면서 수입 과일을 찾는 이가 늘었고, 일부 하나로마트는 바나나·파인애플과 같은 수입 열대 과일을 판매하기도 했다. 도내 하나로마트 한 관계자는 "이가 좋지 않은 노인들은 바나나 같은 부드러운 과일을 종종 찾는다. 하나로마트에서 판매하지 않으면, 멀리까지 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며 난처한 부분이 있음을 전했다. 하지만 농협이 국내 농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점에서, 농협 수입품 판매는 정체성 위배 지적을 낳았다.

앞으로 국내산 열대과일 생산이 본격화되면, 농협은 이러한 부담도 덜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남석형 기자 nam@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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