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흙탕물 저감시설 갖춰 추진
환경련 "환경영향평가 엉터리"
낙동강청 "평가서 재검토할 것"

창녕 대봉늪 정비공사 재개 움직임에 환경단체가 "엉터리 소규모환경영향평가 재평가가 우선"이라고 밝혔다.

경남환경운동연합은 1등급 습지 대봉늪 제방축조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흙탕물을 습지로 무단방류한 문제를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지난달 17일 신고했다. 낙동강청은 창녕군에 세륜시설 등 환경저감시설을 설치하지 않았다며 공사 중지를 요구했다.

창녕군은 지난 1일 "환경저감시설을 완비했으니 공사를 재개하겠다"는 공문을 낙동강청에 보냈다. 이날 대봉늪 인근 주민 80여 명도 공사재개 탄원서를 냈다.

이에 경남환경운동연합은 3일 낙동강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봉늪 소규모환경영향평가부터 새로 하고, '대봉늪 소위원회'서 대안을 마련할 때까지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달 20일 경남도람사르환경재단에 주민, 전문가, 행정,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대봉늪 소위원회 구성을 요청했고, 9일 회의가 열릴 예정"이라며 "그런데 창녕군은 시공사가 환경저감시설을 완료했으니 4월 초 공사 착수를 승인하겠다고 하고, 낙동강청은 법적 권한을 들먹이며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 경남환경운동연합이 3일 오전 창원시 의창구 신월동 낙동강유역환경청 앞에서 창녕 대야 자연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 소규모환경영향 평가서 재작성 및 대봉늪 소위원회 협의 전 공사강행 저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경남환경련은 "환경영향평가서에 연구원 2명이 2018년 6월 6일 오후 2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 3시간 만에 28만㎡ 면적에서 7개 분야를 조사한 것으로 돼 있다. 이는 신의 경지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실제 용역업체가 적은 조사 경로를 따라 걷기만 해도 3시간 넘게 걸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업지와 인근지역은 왕버들이 뒤덮고 있어 대봉늪 생태계 기반이 왕버들군락임은 누구나 한눈에 알 수 있다"며 "평가서 본안 식물조사결과에서 왕버들이 빠졌다는 것은 현장에 가지 않고 보고서를 허위로 적었거나, 의도적으로 생태등급을 낮추고자 조작한 것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낙동강청은 창녕군과 협의하겠다고 했지만 군은 공사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낙동강청 환경평가과 담당자는 "환경영향평가서를 깊이 있게 재검토해 업체 페널티 여부를 확인하겠다. 환경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공사재개를 하지 말라고 강제할 규정이 없다. 하지만, 논란이 지속해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군과 협의하겠다"고 했다.

창녕군 안전치수과 담당자는 "환경저감시설 설치를 완료해 공사 중지를 유지할 명분이 없다. 시공사 피해와 주민 요청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곧 공사를 재개할 방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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