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라인 검사 국회 입성
40여 년 만에 뽑힌 고성 출신
보수 기반·중앙당 지원 힘입어

40여 년 만에 고성 출신 통영·고성 지역구 국회의원이 탄생했다. 중선거구제로 2명을 뽑던 1978년 제10대 총선에서 공화당 당적의 최재구 후보가 당선된 이래 처음이다. 이 때문에 총선 때면 항상 통영지역 들러리 역할을 한다는 자조가 있었지만 이번 선거에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온 정점식 당선인이 이를 무너트렸다.

정 당선인은 1965년 고성군 출신(출생지는 진양·지금의 진주)으로 대성초·고성중·창원경상고를 거쳐 서울대학교 법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8년 30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그는 2009년 8월 창원지검 통영지청장을 거쳐 대검찰청 공안부장(검사장)을 역임했다.

특히 정 당선인은 대표적 '공안통' 검사 출신으로, 황교안 당 대표와는 검찰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최측근 인사로 꼽힌다. 황 대표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당시 통합진보당 위헌정당해산심판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아 통진당 해산을 위한 법리 검토 및 대책 마련을 총괄하기도 했다. 이런 인연은 황 대표의 정 후보 지지발언에서 유감없이 드러나기도 했다. 황 대표는 줄곧 "정 후보를 당선시켜 정권 심판의 선봉이 되게 해 달라"고 호소했고, 이 전략은 먹혔다.

▲ 선거운동을 하는 정점식. /경남도민일보 DB

이처럼 정 당선인의 승리 배경에는 후보 본인의 역할보다 황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중앙당 역할이 컸다. 정 당선인이 출마선언을 하고 경선에서 후보로 낙점되기까지 시일이 짧은 탓에 지역 실정을 파악하거나 현안 등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고, 이는 TV토론회 등에서 상대인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후보에게 주도권을 내어 줄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출정식을 하는 날까지 경선에 참가했던 서필언 예비후보 등의 반발이 있었던 것도 정 당선인에게는 불리한 요인이었다.

하지만 중앙당 차원의 대규모 응원단이 통영, 고성을 찾아 지지연설을 이어갔고, 특히 나 원내대표의 지원유세에는 '통영이 뒤집어졌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람이 몰리기도 했다. 비록 지난 지방선거에서 여당 후보가 모두 자치단체장을 차지한 곳이기도 했지만, 지역민 정서는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곳이었고 그 표를 고스란히 정 후보가 흡수하는 데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 역할이 컸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게다가 중앙당이 김동진 전 시장과 서필언 전 차관의 경선 이탈을 끝까지 막아낸 것도 주효한 득표전략이 됐다.

애초 거론됐던 지역구도 대결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통영지역 유권자 사이에서 고성에 국회의원 자리를 빼앗길 수 없다는 소지역주의가 표심으로 나타나면 정 후보가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그러나 개표 결과 정 후보가 통영과 고성에서 고른 우위를 보이면서 큰 표 차이로 당락을 갈라 41년 만에 통영 사람을 제치고 고성 인물이 당선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런 정 당선인이기에 지역에서는 국회에서 그의 활약과 공약 이행으로 지역경제가 살아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정 당선인은 '통영형 일자리'로 성동조선해양을 살려 친환경 LNG 선박 전문제조 중형조선소로 부활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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