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 좁은 마산만 '긴 파랑' 출렁임 키워
해양조사원 5년간 해수면 분석
외해서 밀려 들어온 파장 증폭
진해·부산신항 진폭 작아 대조

마산만 일대 저지대에 잦은 침수가 발생하는 한 요인이 밝혀졌다. 마산항에서 종종 관측된 큰 출렁임은 해양장파 '긴 파랑'이 폭이 좁고 긴 마산만으로 유입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해양조사원은 마산항에서 해수면이 특이하게 크게 출렁이는 현상은 긴 파랑이 먼 바다에서 남해안으로 전파돼 마산만으로 유입되면서 증폭되는 현상이라고 2일 밝혔다. 이는 폭이 좁고 긴 마산만 형태와 더불어 '긴 파랑'이 저지대 침수 요인으로 확인된 것이다.

▲ 국립해양조사원은 마산항에서 해수면이 특이하게 크게 출렁이는 현상은 긴 파랑이 먼 바다에서 남해안으로 전파돼 마산만으로 유입되면서 증폭되는 현상이라고 밝혔다. 이는 폭이 좁고 긴 마산만 형태와 '긴파랑'이 저지대 침수 요인으로 확인된 것이다. /경남도민일보DB

해양조사원은 전남대학교 최병주 교수팀과 함께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마산항과 인근 조위관측소 5곳 해수면 높이 자료를 분석해 긴 파랑이 마산만 안으로 밀려 들어오면서 해수면이 크게 출렁이는 것을 발견했다. 바다에서 관찰할 수 있는 파랑은 주로 바람에 의해 발생하며 1~30초 주기를 갖는다. 하지만 외해에서 생성된 긴 파랑의 경우 50~90분 주기로 전파되면서 파고가 증폭됐다.

그동안 부진동에 의해 해수면이 크게 출렁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서 해양장파가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외해와 만에 바닷물이 드나들 때 내부 수면이 날씨나 파도에 의해 진동이 발생하는데 부진동 주기는 항만 형태에 따라 결정된다. 긴 파랑에 의한 해수면 진동은 2014년 46회로 가장 많았으며, 2017년 21회로 가장 적었다. 이 현상은 매달 2회 이상, 많게는 10회 이상 발생했다. 또 보통 하루 이상, 최대 5일까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 최대 파고가 빈번하게 관측됐으며, 2015년 4월 초에는 80㎝ 파고가 관측되기도 했다.

해양조사원은 이번 연구에서 진해항·부산신항·통영항 등에서도 긴 파랑 존재를 확인했다. 하지만 "마산항을 제외한 관측소에서는 진폭이 상대적으로 작아 실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긴 파랑 증폭 현상은 일시적으로 해수면 높이 변화를 일으켜 기상상태가 좋아도 대조기(사리·음력 보름과 그믐 무렵 밀물이 가장 높은 때) 만조 수위가 높아졌을 땐 저지대 침수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해양조사원은 마산항 해역 지형조건을 정밀하게 적용한 수치 실험 등을 통해 해수면 진동 특성과 원인을 더 명확하게 규명할 계획이다.

마산만은 근현대 시기를 거치면서 마산자유무역지역, 마산항 등 매립을 거치며 좁아졌다. 환경단체들은 매미 등 태풍 피해, 저지대 침수 등에 대해 무분별한 매립에 따른 재앙이라 비판해왔다. 특히 지난 2003년 태풍 매미 피해 이후 정부는 해일·침수 피해 등을 막고자 창원시 마산합포구 동서·오동동 일대 5만 8000㎡를 매립해 길이 1.25㎞ 방재언덕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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