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달 당사자 해명 기자회견
"광고비 성격·신고 의도 의심"
민주·애국당 "유권자 모독"

4·3 통영·고성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이틀 앞두고 터져 나온 돈 봉투 사건이 막판 선거전을 휘감고 있다.

돈을 전달한 이가 기자회견을 하고 자유한국당 정점식 후보와 무관함을 강조하는가 하면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대한애국당 박청정 후보 측이 조속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한, 당시 상황이 녹음된 음성이 공개되면서 SNS 등을 통해 관련 뉴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정 후보와 '특수관계'라고 자신을 밝힌 오세광 씨는 2일 오전 통영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오 씨는 회견문에서 "한려투데이 김숙중 기자는 고교 선후배 사이로 축구부후원회 사무국장과 고문으로 평소에도 자주 만나 후원회 업무 협의는 물론 식사도 함께 하는 친밀한 관계"라고 전제했다.

그는 "지난 3월 23일 보선이 진행되면서 10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정 후보가 출마하게 돼 지지하는 마음을 갖던 중 한려투데이에 우호적이지 않은 내용이 보도돼 안타까움을 느껴 김 기자에게 공정한 보도를 당부했다"며 "지난 설을 앞두고 광고를 부탁하기도 해 부담이 있던 차에 광고비 성격으로 돈(50만 원) 봉투를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오 씨는 김 기자의 '뒤늦은 신고'에 다른 의도가 있다고 의심했다. "선거를 이틀 앞둔, 10여 일이 지난 시점에 이런 행위와 함께 당시 상황을 녹음까지 했다는 것은 또 다른 정치적인 저의를 갖고 있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오 씨는 "이번 사안은 정 후보 선거사무소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으며, 제 개인적인 잘못"이라고 선을 그었다.

상대 후보 측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양 후보 측 선거캠프는 1일 논평을 내고 "한국당이 이군현 의원 문제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에 반성도 없이 금권선거, 언론매수 선거를 치르는 것은 유권자를 모독하는 행위"라고 한 데 이어 2일 이해찬 당 대표는 지지연설에서 "오 씨가 측근인지, 정 후보와 관련이 있는지 빨리 조사해 관련성이 드러난다면 당선 후 국회 출근이 아닌 법정 출석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애국당 박 후보도 보도자료를 통해 "주민을 대표하겠다고 나온 사람과 그 정당에서 구리고 썩은 냄새가 진동한다"며 "언제까지 썩은 냄새를 맡고 가만히 있을 것인가"라고 유권자를 자극했다.

SNS에서는 지지후보에 따라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당 정 후보 측 밴드에는 오 씨의 기자회견 내용을 인용해 "제 개인의 잘못입니다"라는 글과 함께 "이 인터뷰로 이 문제는 끝"이라는 멘트가 달리고 있다.

반면 민주당 양 후보 측 밴드에는 녹음 대화내용 등 이와 관련한 내용이 수시로 올라오고 있다.

특히 정 후보의 통영지청장 근무 시절 오 씨 관련 기사를 찾아 올리는 등 두 사람이 친밀한 관계였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글도 보이는 등 선거운동 종료를 불과 몇 시간 앞두고까지 중요 이슈가 되고 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