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파견 공연비용 8300만 원
군 "교류 약속했는데"난색 - 의회 "사전논의 없고 특혜우려"

하동군의회가 하동군과 자매결연을 한 미국 야키마시에 청소년 문화예술단을 파견하고자 편성한 예산 전액을 삭감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하동군의회는 지난달 28일 열린 제279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하동군이 요청한 5754억 8008만 원 중 16억여 원을 삭감하는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수정 가결했다.

군의회가 삭감한 예산 중에는 지역 청소년예술단 '하울림'의 미국 야키마시 공연에 드는 예산 8300만여 원도 포함됐다.

하울림은 오는 9월 열리는 야키마시의 최대 축제인 '센트럴워싱턴 스테이트 페어선페어'에 참여해 전통 풍물놀이 공연을 할 예정이었다. 군이 애초 책정한 예산에는 인솔 교사와 학생 등 총 25명에 대한 왕복 비행기편과 현지 교통비(1인당 330만 원)가 편성됐다. 현지 숙박 등 체류비는 야키마시가 제공하기로 했다.

그러나 군의회 예산 삭감으로 하울림의 미국 파견은 무산됐다. 이에 하동군은 난처한 처지에 놓였다. 지난해 9월 자매결연 당시 문화교류 하나로 하울림 파견을 야키마시에 먼저 제안해 성사됐는데,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군은 오는 5월 10일 열리는 야생차문화축제 때 초청 방문 예정인 야키마시 대표단이 오면 이러한 사정을 전달할 계획이다.

▲ 하동 청소년 문화예술단 하울림이 최참판댁에서 공연하는 모습. /하동군

군 관계자는 "하울림은 전국대회에서 각종 상을 휩쓸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갖춘 지역 유일의 청소년 문화단체라서 선정했다"면서 "첫 문화교류인데 약속을 지키지 못해 신뢰가 깨지게 됐다"고 우려했다.

예산 삭감 소식이 전해지자 하울림도 반발하고 있다.

하울림 소속 학부모와 학생 등 30여 명은 군의회 의원간담회가 예정된 2일 오전 9시께 군청 앞에서 군의회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하울림 관계자는 "하동 홍보를 위해 봉사 차원에서 야키마시에 가기로 했는데 군민을 대변하는 군의원들이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예산을 삭감했다"면서 "그동안 학생들이 열심히 연습하면서 준비했는데 학생들 볼 면목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에 대해 예결위 위원장을 맡았던 김혜수 의원은 "중요한 사안이었다면 군이 의회에 미리 보고해서 예산 심의 이전에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했지만, 예산 심의 당일에 보고하는 등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예산 심의 때 군이 야키마시와 교류에 따라 하울림을 파견하기로 했다는 구체적인 배경 설명보다는 하울림이라는 단체 성과에 치우친 설명만 한 데다 하울림에만 8000만 원이 넘는 예산이 책정된 데 이어 기존에도 많은 예산이 지원되는 등 이유로 특혜로 비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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