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대구전 교체 투입, 동점골·극장골로 2-1 견인

경남FC가 되살아났다. 최근 공식 경기 1승 2무 2패, 연속 2패로 극심한 부진을 보였던 경남은 30일 오후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4라운드 대구FC와 경기에서 배기종의 극장골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16분 프리킥 상황에서 대구 세징야가 35m 거리에서 날린 무회전 킥이 골문 앞에서 갑자기 휘어지며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경남은 선제점을 내줬을 뿐만 아니라 경기 내용에서도 처참했다. 1골로 전반전을 마칠 수 있었다는 게 다행일 정도였다. 45분 내내 경남은 슈팅을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반면 대구는 슈팅 5개, 유효슈팅 3개를 날리며 경남을 계속 압박했다. 세징야와 김대원의 콤비 플레이에 경남 수비진은 우왕좌왕했고 위험한 상황도 몇차례 맞았다.

전반 42분에는 룩 카스타이흐노스가 착지하면서 무릎이 꺾이는 부상으로 김효기와 교체되면서 경기 전망도 암울해졌다.

하지만 경남은 역시 후반에 강한 팀이었다. 김준범을 대신해 투입된 조던 머치가 후반 시작하자마자 네게바와 원투패스 후 슈팅을 날리며 공세의 시작을 알렸다.

▲ 3월 30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4라운드 경남FC와 대구FC의 경기. 후반 추가시간에 극적인 역전 결승골을 터뜨린 경남 배기종(왼쪽에서 둘째)이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경남에는 다시 불운이 겹쳤다. 4분 네게바가 종아리 근육 통증으로 배기종과 교체된 것. 하지만 배기종을 투입한 게 신의 한 수가 됐다.

경남은 전반 4-4-2에서 4-3-3으로 전환하면서 계속해서 대구 골문을 두드렸다. 김효기·김승준·배기종이 1선에서 3백 또는 5백으로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대구 수비라인을 뒤흔들었고 머치가 2선에서 요소요소로 찔러주면서 경기 흐름을 경남이 완전히 장악했다.

골문을 열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지만 한 번 열린 문은 다시 열렸다.

후반 30분 왼쪽 좋은 위치에서 쿠니모토가 프리킥으로 올린 공을 대구 수비수 뒤쪽으로 빠져나간 배기종이 왼발로 그대로 차 넣으며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1-1 무승부가 유력해 보이던 후반 추가시간, 캡틴 배기종의 극장골로 경남의 완벽한 부활이 선포됐다.

한편 이날 경기장에는 지난 1일 개막전 때보다 더 많은 유료관중이 입장해 고무적이었다. 개막전 1만 521명의 관중 중 유료관중은 6018명이었다. 그런데 이날 경기에는 모두 9000여 명이 입장했고, 그중 6173명이 유료였다.

개막전 당시만 해도 프로야구가 개막하면 관중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지만 경남 축구의 흥행에도 탄력이 붙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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