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편도 공격력·방어력 등 궁합 중요
정당·정부도 '상식 밖 특성'잘 가려야

게임 캐릭터에는 특성이란 게 있다. 보통 캐릭터가 성장하면서 특성 포인트, 흔히 게임 용어로 '스탯 포인트'라는 게 올라간다. 그 포인트로 자신이 원하는 능력을 키운다. 같은 종족, 같은 레벨의 캐릭터라도 특성을 어떤 방향으로 키웠는지에 따라 능력이 다르다. 예를 들어, 같은 전사 캐릭터라도 공격력 특성을 키울 수 있고, 방어력 특성을 키울 수 있다.

특성은 어떤 것이 딱히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상황에 따라 각자 장단점이 있다.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막 하는 건 아니다. 수많은 유저가 이런저런 시험을 해보고, 최선의 특성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경우가 많다. 대체로 좋지 않은 특성은 두루두루 고만고만한 특성이다. 공격력도 조금, 방어력도 조금, 딱히 뭐 하나 두드러지게 잘하지 못하는 특성은 좋지 않다.

특성을 올릴 때는 신중해야 한다. 처음부터 목표를 가지고 어떤 쪽으로 키울지 계획을 갖고 특성을 올려야 한다. 변경을 하려면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게임에 따라 특성 초기화 비용이 쌀 수도 있고, 비쌀 수도 있다. 여럿이 함께하는 온라인 게임에서는 특성을 잘 찍어야 인기가 있다. MMORPG에서는 공대를 꾸려 던전에 갈 때, 특성이 안 맞으면 '취직'이 잘 안 될 수도 있다. 또, 개인의 특성이 좋아도 공대 구성원 간 상성에 따라 특성이 안 맞는 경우도 있다. 길드나 공대 구성원들과의 상성, 던전 공격 유형 등을 두루 고려해 특성을 맞춰야 한다.

정치인들에게도 특성이 있다. 크게 분류하면 보수, 중도, 진보 특성이다. 특성이 비슷한 정치인들이 모여 정당을 만든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중도와 진보 특성의 정치인들이 모여 있다. 간혹 보수 특성이 강한 정치인인데, 중도나 진보의 특성 포인트가 일부 있어 여당에 있는 정치인들도 있다.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보수 특성의 정치인들이 모여 있다. 그곳도 마찬가지로 보편적인 보수 특성과는 조금 다른 정치인들도 있다.

보수의 보편적인 특성은 시장주의, 자유, 안보 등이다. 개중에는 친일, 반공 쪽에 특성 포인트가 과하게 찍힌 정치인들도 있다. '반민특위로 국민이 분열됐다'라는 발언은 친일 특성이 너무 과하게 찍힌 결과다. 또,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북한군이 개입됐다'라고 하는 정치인들은 반공에만 특성 포인트를 몰아서 찍은 게 아닌가 생각된다.

친일이나 반공 특성은 그나마 평범하다. 탄핵되고 감옥에 가 있는 '박근혜 특성'을 가진 정치인들도 있고,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과 연루된 '성범죄 비호 특성'을 찍은 정치인들도 있다. 국민의 상식에 벗어난 특성의 정치인들이 하도 많아서 자유한국당이 추구하는 특성이 합리적이고 건전한 보수가 아니라, 다른 그 어떤 것이지 않나 생각될 정도다. '다른 그 어떤 것'을 차마 글로 표현할 수 없음을 양해 바란다.

여당이라고 이상한 특성을 찍은 정치인이 없는 건 아니다. 여당과 정부는 부동산 안정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여당과 정부에 참여하고 있는 정치인이 부동산 투기 특성을 갖고 있으면 곤란해진다. 그런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부동산 투기 특성을 갖고 있다. 특성 초기화를 시켜보려고 부랴부랴 딸과 사위에게 부동산을 증여했지만, 게임이라면 모를까 실제 인생의 특성은 그런 식으로 초기화되지 않는다. 청와대 대변인도 부동산 투기 특성을 갖고 있었다는 게 밝혀져 사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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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공대 전투에서 특성을 잘못 찍은 캐릭터 한 명 때문에 보스 몬스터에게 처참하게 학살당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정당과 정부는 부디 잘 맞는 특성의 정치인들과 함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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