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3%포인트 안팎에서 움직이던 은행의 예대금리차, 즉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가 최근 크게 축소되고 있다. 은행 예대금리차(신규취급액 기준)의 경우 99년 3.16%포인트에서 올 상반기에는 2.36%포인트로 축소되고, 이에 따라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도 지난해 3.62%포인트에서 올 상반기에 3.35%포인트로 낮아졌다. 이는 미국(잔액 기준)의 지난해 4.62%포인트와 최근의 4.5%포인트 안팎과 비교해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예대금리차가 이처럼 줄어든 것은 외환 위기 이후 은행들이 기업의 신용도에 따른 대출금리 차별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기보다는 우량업체에 대한 대출에 주력한데다 최근 구조조정 과정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수신 유치경쟁으로 수신금리 인하에는 소극적이었던 데 기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문제는 현 수준의 예대금리차로서는 은행들의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될 경우 전체 은행 시스템의 안정성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 있다. 은행의 입장에서는 예금은 돈을 사오는 것이고, 대출은 돈을 파는 것이므로 적정한 마진이 붙어야 하는데 이것이 적정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그만큼 경영에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은행들이 여수신 금리를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기업 및 금융 구조조정을 강도 높게 추진해 기업 신용위험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며, 개별 은행 입장에서도 합리적인 신용위험 평가시스템을 조속히 도입해 은행 여건에 맞게 금리를 차별화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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