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군민 "특성 못살린 생김새"
군 "친근한 형태로 만들다보니"

"저게 어떻게 두꺼비라고 볼 수 있습니까. 청개구리지!"

하동군 하동읍 섬진강두꺼비야시장에 설치된 대형 두꺼비 조형물을 두고 '청개구리'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두꺼비 조형물은 지난 23일 개장한 섬진강두꺼비야시장을 알리는 상징물이다.

하동군은 과거 영남 3대 시장 중 하나였던 하동읍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행정안전부의 '야시장 및 주민주도형 골목경제 활성화 공모사업'에 신청해 선정됨에 따라 섬진강두꺼비 야시장을 개설했다.

야시장 명칭을 '섬진강 두꺼비'로 정한 것은 고려 우왕 11년(1385년) 왜구가 섬진강 하구에 침입했을 때 수십만 마리의 두꺼비 떼가 울부짖어 광양 쪽으로 도망간 이후 강 이름에 두꺼비 '섬'자를 붙여 섬진강(蟾津江)으로 불렀다는 전설에 연유한 것이다.

시장 이름에 걸맞게 두꺼비 조형물을 제작한 군은 야시장만으로 특색이 없어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동시에 제공하고자 야시장 입구에 설치했다.

▲ 지난 23일개장한 하동 섬진강두꺼비야시장의 두꺼비 조형물. /허귀용 기자

두꺼비 조형물은 연두색을 띤 큰 두꺼비와 황금색의 작은 두꺼비 두 마리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시장을 찾는 손님을 반기는 듯 환하게 웃는 익살스러운 모습을 띠고 있다.

큰 두꺼비는 높이 4.1m, 작은 두꺼비는 1.1m 규모다. 작은 두꺼비는 엽전을 입에 물고 있는데, 엽전을 만지면 행운의 로또번호가 자동으로 생성되도록 했다.

군은 두꺼비 조형물과 주변 광장 조성에 1억 4000만 원 들였다. 그러나 큰 두꺼비 조형물을 두고 청개구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큰 두꺼비 몸체는 두꺼비 형태를 띠고 있다. 반면 유난히 도드라지게 크게 만든 눈과 함께 연두색 타일을 붙여 만든 겉모습 탓에 마치 청개구리를 연상케 하고 있다. 두꺼비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더불어 시장 상인들 사이에서는 시장 규모에 맞지 않게 두꺼비 조형물을 크게 제작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상당수 군민은 "두꺼비 형상이라고 만들어 놓은 조형물이 아무리 봐도 두꺼비 특성을 살리지 못해 마치 청개구리와 흡사한 모습이다"면서 "이렇게 만들어 놓고 두꺼비라는 말을 붙여 홍보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하동군 관계자는 "험상궂게 보이는 두꺼비 형상을 친근한 캐릭터로 만들다 보니 지금 모습을 띠게 됐다"며 "사전에 충분한 검토를 거쳐 만든 만큼 시간이 지나면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