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팀 직원 사설스포츠 베팅
인사위원회서 징계해고 결정
신뢰 추락…팬 진상규명 촉구

NC다이노스가 사설 스포츠 베팅사이트를 이용해 불법 도박을 한 것으로 드러난 프런트 직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NC는 27일 공식 자료를 내고 "국민체육진흥법을 위반한 직원을 오전 창원지방검찰청에 형사고발했다"고 말했다. NC에 따르면 이 직원은 운영팀 소속으로 일하던 지난해 400만∼500만 원의 사설 스포츠 베팅을 했다.

이 직원은 구단 직원과 선수들에게 돈을 빌려가고 법인카드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NC는 "이 직원이 주식 투자로 빚을 졌고 이에 대부업체로부터 고리 대출을 받아 이를 막느라고 부적절하게 행동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NC는 회계 기록을 조사하고 직원·선수 제보를 받아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NC는 "구단은 수사 당국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며 절차에 따라 해당 직원 업무용 PC와 일체 자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NC는 이날 인사위원회를 열어 이 직원을 징계해고하기로 했다. 국민체육진흥법과 KBO규약 위반이 징계해고 사유다. NC는 "징계해고일은 수사당국 1차 수사가 마무리되는 날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6일 <일간스포츠>가 'NC 전 운영팀 직원이 불법 도박을 저질렀으며 황순현 NC다이노스 대표가 이를 시인했다'고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국민체육진흥법 30조 제1항 및 제 2·3항에 따르면 구단 관계자는 합법 스포츠토토조차 할 수 없다. 사설 토토도 마찬가지다. 이를 어기면 7년 이하 징역이나 7000만 원 이하 벌금을 물린다. KBO 야구규약(제148조 6항)에도 '불법 스포츠 도박 운영 및 이용행위 등 국민체육진흥법상 금지 또는 제한되는 행위를 하면 KBO 총재는 제150조에 명시된 내용에 따라 부정행위 제재를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특히 구단 임직원이 개입하거나 구단이 관리 감독 의무를 게을리해 발생한 것이라고 인정하는 경우 KBO 총재는 경고, 1억 원 이상 제재금 부과는 물론 구단 임직원 조직적인 부정행위엔 구단 제명도 할 수 있다. KBO 총재는 스포츠 도박에 연루된 구단 임직원을 직무 정지, 1000만 원 이상 제재금 등으로 징계할 수 있다.

▲ 27일 오후 창원NC파크 마산구장 인터뷰실에서 구단 프런트 직원의 스포츠 도박 사건과 관련해 NC 김종문 단장이 기자회견 중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

구단 임직원이 해당 직원 도박 여부를 사전에 알았느냐가 이번 사건의 또 다른 쟁점이 된 셈인데, 이와 관련해 황 대표는 26일 "언론으로부터 질의를 받고 나서 조사를 통해 해당 사실을 인지했다"고 재차 밝혔다.

형사 고발·징계해고 등 사태 후속 조치를 떠나 NC 구단은 또 한 번 구단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게 됐다.

지난 몇 년간 NC는 개인 일탈로 골머리를 앓았다. 지난 2014년 경찰은 이성민 승부조작 사실을 확인했지만 이를 숨기고 KT의 특별지명을 받게 해 10억 원을 챙겼다며 NC 구단 단장과 운영본부장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그로부터 2년 뒤에는 팀 내 선발투수로 자리 잡았던 이태양이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검찰 조사와 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비판이 일었다.

구단 명예는 2016년 10월 또 한 번 내동댕이쳐졌다. 당시 NC가 테임즈 음주운전 사실을 적발 당일 알고도 쉬쉬한 것. NC는 5일이 지나서야 KBO에 보고하고 취재진에 공개했다. 징계도 문제였다. NC는 KBO 징계와는 별개로 테임즈에게 벌금 5000달러와 사회봉사 50시간만을 내리면서 논란을 키웠다.

2017년에 히어로즈와 선수를 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이면 계약한 사실이 밝혀져 공개 사과까지 했던 NC는 지난해 4월엔 구단 전력분석원끼리 다툼을 벌이는 사태로 논란 중심에 섰다. 가장 최근에는 '강민국이 음주운전을 했다는 사실을 KT에 알리지 않고 트레이드를 진행했다'는 보도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야구팬들이 '확실한 진상 규명·강력 처벌'을 말하는 이유도 이 때문. 새 야구장·이동욱 감독 시대에 발맞춰 재도약을 노리는 상황에서 이를 바로 잡지 않으면 '100만 관중' 목표 달성은커녕 구단 신뢰도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진단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종문 NC다이노스 단장은 "그동안 반성한다고 늘 말했었는데 그 이상으로 해야할 듯하다"며 "직원 윤리 교육 프로그램을 이른 시일 안에 찾아 시행하겠다. 미디어 제보로 불법 사실을 확인한 만큼 구단 전체 프로세서에 문제가 없는지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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