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 영상물의 유포·소비 때문에 스스로 세상을 등진 피해자들을 위한 추모제가 지난 1월 3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세상을 떠난 피해자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으로 계속해서 유포되는 등 2차 피해자 또한 정신적 충격에 일상생활조차 영위하지 못하고 있으며, 하루하루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불법촬영 범죄 발생 건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 2011년 1353건에서 2017년 6470건을 기록해 6년 새 4.7배 증가했다. 2018년 9월 기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등록된 국내 웹하드 사이트는 53개가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불법촬영물이 유포되고 있다.

피해자들은 피해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불법촬영물을 검색해 차단하는 업체에 사비를 털어 필터링을 맡기는 실정이다. 범죄 피해로부터 회복하지 못한 채 정신적·금전적 피해도 입고 있다.

문제는 웹하드 사이트에 다양한 동영상을 올리는 업로더, 유통·공유가 이뤄지는 웹하드 사이트 및 불법촬영물 검색 목록을 차단하는 필터링 업체, 불법 자료를 삭제하는 디지털 장의사가 유착관계를 맺어 부당이득을 취한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국내 최대 웹하드 운영자인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을 통해 알려졌다. '웹하드 카르텔'에 의해 불법촬영 사이버성폭력 피해자들은 제3의 피해를 입고 있었다.

경찰은 사이버성폭력 특별수사단을 구성, 불법촬영부터 유포·유통되는 사이버성폭력과 관련해 지난해 8월 13일부터 100일간 특별단속했다. 이를 통해 불법촬영자, 음란물 유포 사범 등 총 3660명을 검거해 이 중 133명을 구속했다. 음란물 유통 담합 구조를 밝혀냄과 동시에 음란물 대량 업로더 240명도 검거했다.

시민들도 웹하드상에 유포되는 불법촬영물이 범법행위 결과물임을 인식하고 차단, 신고하는 자세로 더는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웹하드 카르텔을 무너뜨리는 데 일조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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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 사이버성폭력 피해자들은 우리 주변의 이름 모를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고 지인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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