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품앗이경남운동본부 시민모금 펼쳐 구입
남북 농업교류 염원 전국 30대 '4·27 판문점' 향해

북녘 들판을 달릴 통일트랙터에 시동이 걸렸다.

통일농기계품앗이경남운동본부는 27일 오전 11시 경남도청 앞에서 '경남 1호 통일트랙터 시동식'을 했다. 지난해 11월 14일 경남운동본부가 결성된 지 4개월여 만에 트랙터 한 대를 마련했다.

경남운동본부는 그간 '통일농기계품앗이' 참가 신청을 받아 1인당 1만∼2만 원 모금을 해왔다. 이와 함께 '통일쌀 1+1' 구매 운동도 벌였다.

시민이 통일쌀 10㎏이나 20㎏ 중 한 가지를 구입하면 반을 배송하고, 나머지를 기금으로 적립하는 방식이다. 더불어 통일밥집과 주점을 여는 등 여러 사업을 펼쳐 트랙터 구입비 5000만 원을 모았다.

김성만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의장은 "'농자재도 비싸고 인건비도 비싼데 농작물은 제값을 못 받고 이래서는 죽을 판이다. 남북농업교류가 돼야만 농작물이 조금 나아질 거다'는 농민들의 소박한 염원에 호응해준 도민 여러분 덕분에 기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북제재라는 벽을 넘어야 하는 숨 막히는 현실이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8·15 경축사에서 '남북관계 발전은 북미관계 발전의 부속물이 아니며 오히려 동력이다'고 말했듯이 도민 여러분이 마련해준 통일트랙터가 남북관계 발전을 앞당기면서 분단의 선을 넘는 동력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 통일농기계품앗이 경남운동본부가 27일 경남도청 앞에서 경남1호 통일 트랙터 시동식을 열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전국에서 통일농기계품앗이 운동이 펼쳐져 경남 1호 통일트랙터를 비롯해 30여 대가 마련됐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내달 22일부터 통일트랙터를 몰고 지역을 돌고,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에 맞춰 내달 27일 통일로를 내달려 판문점까지 갈 계획이다.

경남운동본부는 '통일트랙터 10대' 목표를 달성하고자 계속 모금활동을 한다. 도내 전역에 통일쌀 경작지를 조성하고, 남북 공동 식량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토론회도 열 계획이다. 이경희 하나됨을 위한 늘푸른삼천 이사장은 "도민 여러분께서 조금만 더 정성을 보태주신다면 경남 2호, 3호 통일트랙터가 어깨동무해서 남북교류의 대통로를 열기 위한 길에 나란히 설 수 있을 것"이라며 "인도적 차원의 교류와 협력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은 우리 민족 번영의 길을 더욱 멀리하기에 앞으로도 통일을 향한 품앗이운동을 더욱 왕성하게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있었던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UN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와 미국 독자 제재가 풀리지 않아 당장 트랙터를 북한으로 보낼 수는 없다.

경남운동본부 관계자는 "통일트랙터를 계기로 분단의 선을 없애고 남북 민간 교류에 물꼬를 틀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도 "다음달 27일 전국 각지에서 모인 통일트랙터가 판문점 앞에 모일 예정이지만 대북제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트랙터를 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민족농업·통일농업의 첫 삽을 뜨고 남북 민간교류에 물꼬를 트고자 만들어진 통일농기계품앗이경남운동본부에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6·15남북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경남본부, 경남진보연합, 민주노총 경남본부, 경남여성연대, 3·15의거열사김주열기념사업회, 푸른내서주민회 등 노동자·농민·여성·종교 등 도내 41개 단체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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