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승-박빙 두고 이목집중
창원 현역의원 안심 못해
서부경남 민심 변화 촉각

창원 성산과 통영·고성 경남 2곳에서 진행 중인 4·3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내년 21대 총선 판도를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공교롭게도 창원 성산과 통영·고성은 각각 도내 진보-보수 정치세력의 존재감을 상징하는 '텃밭'과 다름없는 곳이다.

그만큼 이번 보궐선거는 그간 수세를 뒤집고 약진 중인 보수세력이 얼마만한 위력을 입증하느냐, 반대로 현 여권과 정의당 등 범진보세력의 기세는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가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선거일 수밖에 없다.

가장 민감한 이들은 역시 창원지역 현역 국회의원으로 보인다.

창원지역 자유한국당 한 관계자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드러났듯 마산합포(이주영) 정도를 제외하면 의창(박완수)·마산회원(윤한홍)·진해(김성찬) 모두 더 이상 안심할 수 있는 지역이 아니"라며 "창원 성산 보궐선거가 그래서 중요한데 강기윤(한국당) 후보가 고전 중이라 걱정"이라고 했다.

2016년 총선에서는 고 노회찬(정의당) 전 의원이 당선된 창원 성산을 뺀 전 지역에서 승리한 한국당이지만 2018년 지방선거는 완패나 다름없었다. 유일하게 마산합포지역에서 김태호 당시 한국당 경남도지사 후보가 김경수 지사를 5%p 차로 이겼을 뿐 나머지 지역은 광역·기초단체장 모두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밀렸다.

창원시장 선거의 경우 안상수 전 시장이 한국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하나, 도지사 선거까지 의창·마산회원·진해가 넘어간 건 한국당에 충격에 가까웠다.

하지만 만일 이번 보선에서 강기윤 후보가 당선되거나 최소한 박빙 승부를 펼친다면 사정은 다를 수 있다.

가령 지난 지방선거 창원 성산에서 김경수(61.3%) 지사와 김태호(33.8%) 후보의 격차는 무려 30%p에 달했는데 이런 흐름을 저지하고 강 후보가 선전한다면 김 지사와 김 후보 표차가 비교적 작았던 의창(54.6% 대 40.6%)·마산회원(49.0% 대 46.6%)·진해(54.4% 대 40.7%) 한국당 현역 의원들은 나름 희망을 품어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반대로 여영국(정의당) 등 진보 후보가 강 후보에 압승을 거둔다면 한국당 현역 의원들에겐 적신호요, 이들을 꺾고 새롭게 국회 입성을 노리는 도전자들에겐 청신호가 될 것이다.

김경수 지사 고향(고성)이 있는 통영·고성은 익히 알려진 대로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대승을 이끌었던 경남 남부해안권 및 서부경남권의 중심지였다.

보수 철옹성이라는 역사와 명성이 무색하게 김 지사가 약진했을 뿐 아니라 기초단체장은 통영·고성 모두 민주당이 획득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번 보선은 그러나 분위기가 만만치 않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 측근으로 불리는 정점식(한국당) 후보가 각종 판세 예측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격차도 적지 않은 편이다.

만일 이대로 정 후보의 낙승으로 끝난다면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 파장은 통영·고성을 넘어 거제(김한표)와 사천·남해·하동(여상규), 진주(박대출·김재경) 등까지 퍼질 수 있다.

특히 지방선거 때 통영·고성과 유사한 표심을 보인 사천·남해·하동은 4선을 노리는 여상규(한국당) 의원과 이 지역 민주당 위원장인 제윤경(비례) 의원의 '정면승부'가 예측되는 곳이다.

제 의원은 양문석(민주당) 통영·고성 후보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현장을 누비며 "조선산업 붕괴로 침체한 지역 경제를 살리고 문재인 정부 개혁 완성을 위해서는 양 후보가 꼭 필요하다"고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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