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핵 현황과 특징
고령화·면역 저하 탓
신규환자 절반 가까이 노령층
초기 증상 없는 경우 많아
65세 이상 매년 검진을

결핵이 사라진 옛 질병이 아니라는 사실은 이제 대부분 알고 있다. 아직도 많은 환자가 매년 생겨나고, 집단 잠복결핵 감염도 간혹 일어난다.

이에 정부는 '세계 결핵의 날'인 3월 24일을 '결핵예방의 날'로 지정하고, 결핵에 대한 인식 개선과 사회적 관심,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올해 제9회 결핵예방의 날을 맞아 질병관리본부는 2018년 결핵환자 신고현황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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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환자 증가

지난 한 해 국가결핵감시체계를 통해 분석한 '2018년 결핵 환자 신고현황'에 따르면 신환자는 2만 6433명(10만 명당 51.5명)으로 전년(2만 8161명) 대비 6.4% 감소했다.

2011년 최고치(3만 9557명) 이후 7년 연속 감소하는 추세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결핵 발생률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65세 이상 고령자.

65세 이상 환자 수는 1만 2029명으로 전년 대비 231명(2%)이 증가해 전체 결핵 신환자 중 어르신이 차지하는 비율이 45.5%에 달했다. 고령 인구 증가분을 반영하면 발생률이 전년 대비 2.5% 감소한 것이지만, 전체 환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증가 추세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는 "인구고령화 및 면역저하 기저질환 증가 등으로 어르신 결핵환자가 늘고, 별다른 증상이 없는 특징 때문에 조기발견이 어려워 보다 적극적인 결핵검진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결핵 신규 환자 5명 중 2명은 65세 이상 어르신이므로, 고령자는 아무 증상이 없더라도 매년 결핵검진을 꼭 받으라고 권했다.

외국인 결핵환자 수는 1398명으로 전년 대비 234명(14.3%)이 감소했고, 이 중 다제내성 결핵환자수가 88명(6.3%)으로 내국인 530명(2.1%)보다 다제내성 결핵환자 비율이 높았다.

다제내성 결핵이란 이소니아지드, 리팜핀을 포함하는 2개 이상의 항결핵약제에 내성이 있는 결핵균에 의해 발생한 질병을 말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정부는 2018년부터 '제2기 결핵관리종합계획'에 따른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며, 이 계획을 기반으로 범부처 협력 및 각 분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추가적인 결핵관리 강화대책을 상반기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2022년까지 결핵발생률을 현재의 절반 수준인 10만 명당 40명으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경남도는 도내 결핵 신규 환자는 2016년 1977명에서 2017년 1853명, 2018년에는 1774명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고 발표했다.

◇결핵 바로알기

결핵은 결핵균 감염에 의해 생긴다. 주로 폐에 발생하지만, 림프절, 척추 등 다른 신체부위에도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폐에서 발생하는 것을 폐결핵, 다른 장기는 폐외결핵이라 부른다. 전염성은 폐결핵에서만 있다.

보통 전염성 결핵환자의 기침, 재채기 또는 대화 등으로 배출된 결핵균이 공기를 통해 다른 사람 폐로 들어가 결핵균에 감염된다.

2주 이상 기침을 하고 발열이나 수면 중 식은땀,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있으면 흉부 X선 검사나 가래(객담) 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치료 후 약 2주가 지나면 전염성이 사라지고, 6개월 이상 꾸준히 치료하면 완치 가능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생후 4주 미만의 모든 신생아에게 결핵예방접종(BCG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BCG 접종은 소아에게 발생 가능성이 높은 중증 결핵을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결핵이 평생 예방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결핵 의심 증상이 있거나, 결핵 환자와 접촉했다면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잠복결핵은 결핵균에 감염돼 있지만, 몸속에 들어온 결핵균이 활동하지 않아 결핵으로 발병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결핵균이 휴면 상태라 증상이 없고,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지도 않는다.

일반적으로 결핵균에 감염되면 2년 이내에 5% 정도 결핵으로 발병하고, 그 이후 평생에 걸쳐 5% 정도 더 발병한다고 질병관리본부는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잠복결핵 감염도 전문가의 권고에 따라 치료를 완료하면 결핵으로 발병하는 것을 60~90% 예방할 수 있다"고 전했다.

경남도는 "결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입과 코를 가리는 등 기침예절을 잘 실천하고, 2주 이상 기침이 지속되면 가까운 보건소를 방문해 결핵 검진을 받을 것"을 권했다.

◇결핵예방의 날 기념식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2일 오후 세종문화회관에서 '결핵없는 사회, 건강한 국가'를 슬로건으로 제9회 결핵예방의 날 기념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국립마산병원 한상봉 의무사무관과 경남도 조아라 지방간호주사보, 김해보건소 진자영 결핵전담간호사 등이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기념사를 통해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잠복결핵 및 결핵검진과 치료관리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경우 결핵발생률을 연간 최대 10%씩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또한 "올해는 어르신, 외국인, 노숙인 및 사각지대에 대한 결핵 예방관리를 위해 범부처가 협력하여 함께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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