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PO 1차전 벤치득점 약세
오늘 홈에서 단점 보완 '기대'

프로농구 창원LG 현주엽 감독은 유난히 우승 복이 없다. 대학 시절 인기 절정이었던 농구대잔치에서는 서장훈이 있는 연세대에 막혀 우승을 해보지 못했다. 프로에 와서도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이 전부다.

챔피언 결정전 무대를 밟아보지 못한 현 감독은 LG에서 현역으로 뛰던 2006-2007시즌 플레이오프(PO)에서 현 부산KT의 전신인 KTF와 만났지만 1승 3패로 4강 PO 진출에 실패했다.

다시 KT를 만난 현 감독의 각오가 다부질 수밖에 없다.

24일 KT와 경기를 앞두고 라커룸에서 기자들을 만난 현 감독은 "랜드리는 (김)종규·(제임스)메이스가 막겠지만 랜드리와 덴트몬이 부담스럽다. 터지기 시작하면 제어가 안 된다"며 "KT는 아무래도 미스매치 공략을 들어올 듯한데…"라고 말했다.

현 감독과 KT 서동철 감독의 치열한 지략 싸움을 예고하는 말이었다.

◇상대방 장점을 지운 수비 = 실제 경기 양상은 상대방의 장점을 철저히 지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양궁농구'라는 별명을 듣고 있는 KT는 골밑을 지켜야 할 김종규와 메이스가 3점 슛 라인 바깥쪽까지 나오며 적극적인 수비를 펼치는 바람에 외곽포가 힘을 내지 못했다. 이날 3점 슛 34개를 난사했지만 8개만이 림을 갈랐다. 성공률 24%.

KBL 10개 팀 중 누구와 비교해도 높이에서 우위를 보이는 LG지만 리바운드 43개에 그칠 때 KT는 49개를 잡으면서 LG의 '높이'를 지웠다.

이날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음에도 양 팀 모두 두 자릿수 득점에 머문 것만 봐도 수비 전술을 얼마나 타이트하게 가져갔는지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날 승부를 가른 것은 결국 LG 김시래였다. 현 감독은 조쉬 그레이를 벤치에 쉬게 하면서 김시래를 계속 기용했다. 메이스에게 공이 가면 무조건 더블팀 수비를 들어오는 KT에 대응해 '동네 한 바퀴' 돌 듯 김시래는 코트를 누비며 찬스를 만들어냈고 직접 해결사로 나서기도 했다.

◇새로운 수비·공격 전술 어떻게? = 26일 2차전을 앞두고 두 감독은 새로운 전술을 들고나올 것이다.

KT 서 감독으로서는 메이스를 막는 데 큰 힘을 쏟았지만 메이스에게만 28점을 내줬다. 메이스의 리그 평균 득점에는 못 미치지만 이 정도면 내줄 점수는 다 내준 셈이다.

게다가 김종규(24득점) 김시래(22득점)를 막지 못하면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새로운 수비 전략이 필요하다. KT는 팀의 장점인 '양궁농구'도 보여주지 못했다. 랜드리와 덴트몬을 비롯한 외곽포가 살아나야 승리할 수 있다.

LG 현 감독도 새로운 전략에 부심하고 있다.

김종규와 메이스를 내세워 KT의 양궁농구는 지웠지만 메이스에 대한 더블팀 수비에 호되게 당했다.

메이스가 더블팀 수비에 갇히면서 그랬다고는 하나 1차전에서 메이스는 골밑슛 32개 중 12개만을 성공시켰다. 시즌 초반 골 밑에서 득점 욕심을 부리던 모습과 닮아 있었다.

1차전 결과를 보면 속공에 의한 득점은 8-4로 앞섰지만 세컨드 찬스에 의한 득점은 18-24, 벤치득점은 8-34로 밀렸다.

세컨드 찬스 득점은 리바운드에서, 벤치 득점은 식스맨 활약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보면 1차전에서의 약점을 설명해준다.

1차전의 단점을 보완하고 상대 단점을 공략할 양 팀 감독의 지략 대결은 26일 오후 7시 30분 창원체육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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