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연극제가 폐막식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각 지역의 스토리를 담은 작품이 많았고 지역 연극제의 한계를 딛고 수준도 상당했다. 내년이 더 기대된다.

올 경남연극제에는 총 14편의 작품이 2주간에 걸쳐 무대에 올랐다. 이 중 지역색이 뚜렷한 작품은 절반 정도였다. 지역 연극계가 지역 이야기에 눈을 돌렸다는 것은 주목할만한 변화다. 경남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의 평가처럼 예술작품을 통해 지역관광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지역을 알리는 것 외에도 각 지역 예술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은상 2개에 그친 아쉬움이 있지만, 지역 예술을 살리는 데는 충분한 자양분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몇몇 작품은 사실과 허구의 절묘한 조화로 예술성을 끌어 올리기도 했지만, 너무 지역의 관광지나 특산품 등을 소개하는 서술방식이다. 예술은 보편성이 기본 전제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연극제에 참여한 작품들의 수준이 상당하다는 것도 평가할 대목이다. 우리나라의 문화예술 풍토가 서울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서울에서 공연해야 평가를 받는 세태임을 고려하면 척박한 환경에서도 예술혼을 피워 올린 경남 연극인들의 이 같은 성과는 다른 장르의 예술에까지 그 파장이 미칠 것이고 경남이 지역문화예술의 본보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심사위원들의 평가도 대단했다. 이번 연극제는 전국연극제의 지역 예선을 겸했는데 전국본선보다 경남예선이 더 어렵다는 심사위원의 총평은 전국 본선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경남연극이 지역색에 눈을 돌린 것을 계기로 열악한 지역 연극계에 대한 지원도 늘어나야 한다. 지자체의 지원도 필요하지만, 연극의 지평을 넓히자면 다양한 형태의 각계 관심과 지원이 필수다. 르네상스의 중심이었으며 오늘날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된 이탈리아 피렌체를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예술이 부흥하자면 지역민이 애호해야 하고 기업을 비롯한 다양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 메세나 등 문화예술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있지만, 더 확대해야 한다. 예술의 번성은 지역 모두에게 자부심과 긍지를 줄 것이다. 경남 연극인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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