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압박에 은성수 행장 "고민 중"
여야 한목소리로 재고 주문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 작년 12월 창원지점과 구미·여수·원주 3곳의 출장소를 폐쇄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약속과 현실을 고민하고 있다"며 재고 여지를 뒀다.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은성수 행장을 상대로 수은 창원지점 등의 폐쇄 결정을 재고하라고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은 행장은 지난해 말 창원지점과 구미·원주·여수 출장소 등 4곳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수은이 막대한 적자로 부실 경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2016년 자체적으로 제시한 23개 혁신안에 포함된 조직 축소 내용이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오는 4월 3일 치러지는 창원 성산과 통영·고성 보궐선거와 창원 지역민과 기업 반발을 의식한 듯 창원지점 폐쇄 방침 철회를 강하게 요구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이날 "요즈음 창원으로 출퇴근을 하는데 창원시민들이 수출입은행 창원지점 폐쇄에 대해 매우 섭섭해하고 있다"라며 "조선소 구조조정과 수출환경 악화로 기업들이 매우 어렵고, 대통령도 제조업 살리기를 독려하고 있는데 바로 이런 창원 같은 곳에 수출입은행의 역할이 집중되어야 하는 것 아니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은 행장은 "저희 내부 문제에서 시작된 것이기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2018년에 약속한 일인데 하필이면 어려운 때가 겹쳐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심 의원이 재차 수출입은행의 내부혁신보다는 민생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따져 묻자, "고민해 보겠다"고 은 행장은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은 "창원지점을 폐쇄하면 부산지점으로 통합하게 되는데 업무 과부하가 우려된다"며 "조선 경기가 살아나는데 창원지점을 폐쇄하는 것은 찬물을 끼얹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두관 의원도 "여신 규모가 작다고 해서 폐쇄하면 악순환이다. 창원, 구미, 여수에는 중소기업이나 어려운 수출기업이 많다"며 "해당 지역 단체장과 상공인들의 요청이 있는데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자유한국당 엄용수 의원 역시 "4곳의 지점·출장소를 줄여 절감되는 비용은 연간 6억 8000만 원으로 미미하다"며 "안 그래도 창원 지역경제가 조선업 불황, 구조조정으로 엉망인데 도와주진 못할망정 짓밟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은 행장은 이에 대해 "지금 시점에서 보면 의원 지적이 맞다. 2016년에는 그때 상황이 있어 고민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과하다는 생각이 있어 종합해서 잘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수은이 지난해 창원지점과 구미·원주·여수 출장소 등 4곳을 폐쇄하겠다고 밝히자, 지역에서는 정치권을 비롯해 창원시, 경제단체 등이 페쇄 결정 철회를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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