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주장만 난무…맥빠진 상호토론
3인 비난 주고받고 날 세우기
지역 현안·정책 논의는 실종
주민들 '실망'…아쉬움 남겨

'상대 후보에게 질의해 답변을 듣고 다시 반론하는' 상호토론이 후보 자신들의 일방적인 발언만 하고 끝내는 '상호토론 없는 토론회'였다.

통영·고성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초청 토론회가 고성청년회의소 주최로 25일 오후 2시 고성문화체육센터 2층에서 열렸으나 후보들은 이처럼 토론회 성격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한 후보는 주도권을 쥐고 7분이라는 시간을 잘 활용해 상대 후보에게 민감한 질문도 할 수 있었지만 2분 30초를 남기고 상호토론을 마무리하는 등 상대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순서에 따라 주도권을 쥔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후보는 "지역발전 이야기하면서 정권 심판 이야기한다. 정권 심판하면 지역경제가 살아나나? 양문석 비난하면 이 지역 경제가 살고, 일자리 생기나. 돈 주는 곳은 현 정부다. 그런데 현 정부를 좌파정권이라 비난하고 손가락질하면서 예산 달라고 할 거냐?"라며 "홍영표 원내대표가 와서 통영, 고성 주민이 양문석을 당선시켜주면 예결산위 위원으로 위촉하고, 계수조정 위원으로 넣겠다고 약속했다. 나에게 스스로 예산 폭탄을 만들어 가져가라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한애국당 박청정 후보는 "양 후보가 유신이 잘못됐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니 세상 돌아가는 것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세상민심 모른다"고 양 후보를 비판했다. 이어 정점식 후보를 향해서는 "정 후보는 도덕 불감증 걸렸다. 애국심 없다. 인생철학 있다면 출마 못한다. 이 선거 왜 치르게 됐나? 자유한국당 이군현 전 의원이 보좌관 월급 빼돌려 이렇게 됐다. 엄청난 예산과 인력 들어간다. 그런 것 생각하면 후보로 나올 수 없다. 책임져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마지막으로 자유한국당 정점식 후보는 "양문석 후보 말 듣는 순간 우리가 대한민국이 아닌 대한제국에 살고 있다는 생각 든다.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을 통한 대의정치가 구현되는 곳이 아닌 한 명의 왕이 자기 마음이 드는 곳에 예산 팍팍 주고, 맘에 들지 않는 곳은 예산 안 주겠다는 것으로 들린다"며 "초선 예결위원 한 명이 국회 간다고 특정지역에 예산 쏟아붓겠다고 부을 수 있나? 예산은 정부가 국민에게 베푸는 시혜 아니다. 정점식이 당선되면 예산 안 줄 것이라고 하는 것은 대한민국에서 나올 발상이 아니다"고 맞받았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는 상대후보 공약 지적 등으로 박진감 있게 진행되길 바랐던 고성 군민으로서는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었고, 일부 청중들은 후보의 발언에 야유와 고성을 지르는 등 성숙한 토론문화를 보여주지 못해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긴 토론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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