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서 권민호에 승리…단일화 효력 촉각
중도·진보 표이탈 우려 등 보선 소용돌이

더불어민주당·정의당 단일후보로 정의당 여영국(54) 후보가 결정되면서 창원 성산 선거구가 소용돌이치고 있다.

여영국·권민호 선거대책본부는 25일 보도자료를 내고 24∼25일 이틀에 걸쳐 성산구 유권자들을 상대로 전화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경선에서 여 후보가 단일후보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여 후보는 단일후보 확정 뒤 고 노회찬 의원이 자주 들렀던 반송시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의 단일화는 민주당과 정의당 두 당만의 단일화가 아니다"라며 "사사건건 민생 개혁 발목 잡는 무능한 제1야당, 역사를 거꾸로 되돌리려는 자유한국당을 반드시 꺾으라는 창원시민들의 마음이 단일화되었다는 뜻이다. 이번 단일화의 최종 승자는 창원시민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25일 민주-정의당 단일후보로 선출된 여영국 창원 성산 국회의원 정의당 후보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

이어 "노회찬이 원내교섭단체 대표가 되자마자 오랜 기간 국회의 특권이었던 특수활동비를 단박에 폐지했다"며 "제가 당선되면 국회에서 가장 개혁적인 목소리를 내는 원내교섭단체를 반드시 부활시키겠다. 노회찬의 민생정치를 부활시키겠다"고 다짐했다.

권 후보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당당하게 승리해 탄핵과 촛불혁명 부정세력을 심판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축하했다.

단일화로 여 후보는 지지율 면에서 다른 후보들을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MBC경남·리얼미터가 지난 16∼17일 진행한 여론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여 후보는 지지도 29.0%를 얻어 강기윤 후보(30.5%)와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권 후보의 지지율은 17.5%였다. 두 후보를 합친 지지율이 강 후보를 앞지르는 것이다. 관건은 단일화가 영향력을 얼마나 발휘할지 여부다. 단일화가 효과를 얻으려면 상대 후보의 지지율을 그대로 흡수하고 시너지를 발휘해야 한다.

이번 단일화가 긍정적인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반작용' 우려도 없지 않다. 중도·우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권 후보의 정치적 행보로 봤을 때 권 후보 지지자들이 여 후보를 100% 지지한다는 보장이 없고, 이재환 후보나 강 후보 쪽으로 갈 가능성도 있다. 특히 손석형 후보 측에서 "노동자들이 민주당의 대우조선 매각에 반대해 싸우는 가운데 여 후보가 노동자가 아닌 민주당의 손부터 잡았다"며 반발하면서 여 후보가 받을 수 있는 '민주노총 조직표'는 그만큼 흩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번 선거 최대 변수가 현실화하면서 다른 정당 후보들은 단일화 효과 차단에 적극 나서고 있다.

노치환 한국당 도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4·3 창원성산 보궐선거에서 그 어떤 명분도 없는 후보 단일화로 창원을 포기했다"고 했다. 손 후보 측도 "2012년 이명박 정권을 심판할 총선에서 여영국 후보는 야권단일후보인 민중당 손석형을 낙선시키고 새누리당 강기윤 후보를 당선시킨 전력이 있다. 여 후보가 한국당과 강기윤 후보를 키워준 셈"이라며 한국당을 심판할 자격이 없다고 했다.

한편, 권 후보는 25일 오후 창원시성산구선관위에 사퇴서를 냈다. 이에 따라 창원 성산 후보자는 6명으로 줄었다. 선관위는 투표소(사전투표소 포함)에서 사용할 투표용지에서 사퇴한 권 후보의 기표란에는 '사퇴'라는 문구를 넣어 유권자의 혼란을 막을 계획이다. 권 선대본은 26일 회의를 열어 여 후보 지원 여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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