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은 출산 가능 여성이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0.98명이라는 잠정 집계치를 발표했다. 세계 유일의 '출산율 0명대 국가'라는 오명과 함께 국가 경쟁력 저하 등 여러 문제점도 뒤따른다. 청년들의 취업난과 주거비 상승 등으로 인해 혼인 연령과 결혼포기 세대 증가가 출산율 저하의 원인이다. 대한민국 청년의 삶이 팍팍해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어렵사리 결혼해도 무자녀이거나 1명의 자녀밖에 낳지 않는다. 요즘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자녀를 키우기 어려울 만큼 자녀 양육에 큰 비용이 들어간다. 사교육비만 해도 월 29만 원이라는 통계치가 예비 엄마·아빠를 지레 겁먹게 한다. 자녀양육비를 벌기 위해 맞벌이를 하고, 맞벌이하다 보니 자녀와 함께할 시간이 부족하여 또 사교육에 의존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양성평등 의식이 꽤 높아졌지만 육아 분담만큼은 아직도 그 의식 수준이 낮다. 최근 보건복지부 맞벌이 가구 가사분담시간 조사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의 2.6배 시간을 가사에 할애한다. 필자는 현재 아내에 이어서 육아휴직을 하며 아이를 키우고 있다. 아내가 휴직할 때는 당연하게만 여겼던 육아와 가사를 몸소 직접 해보니 쉽지가 않다. 경험하지 못하면 깨닫지 못한다는 말처럼 육아휴직이 아니었다면 육아와 가사의 방관자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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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년간 126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부어도 자꾸만 떨어지는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획기적인 대책을 실시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13.4%에 불과한 남성육아휴직률을 높이기 위해 모든 일터의 아빠들에게 최소 3개월 육아휴직 의무화는 반드시 요구된다. 아이는 엄마 혼자가 아니라 아빠 그리고 우리 사회가 함께 키운다는 인식이 확산해야 한다. 그래야 저출산을 극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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