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는 분명 시장의 기대보다 완화적이었다. 이는 사실상 긴축 사이클이 종료됐음을 선언한 바와 다름이 없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다소 미온적이다.

채권 수익률에 반영된 기대 인플레이션은 생각보다 잠잠하다. 현재 통화정책의 수준으로 실물 경기가 자극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잔존해 있는 것이다.

달러를 비롯한 주요 안전자산 역시 유의미한 하락세가 아직 부재하고 국내증시를 비롯한 위험자산의 반등 역시 생각보다 탄력적이지 못하다.

결국 간헐적 반등이 추세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실물 경기의 회복이 가시화되어야 함을 시장은 미진한 성과로 스스로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금융여건의 개선 대비 실물경기 양태는 아직 바닥에서 헤매는 중이다.

FOMC 이후 그간 상대적 조정이 깊었던 대형주만 선별해 상승했던 배경도 전술한 경기에 대한 의구심이 자리한다.

생각보다 강했던 통화 정책 모멘텀은 외국인 수급을 어떻게든 이끌었으나, 이것이 전반적인 위험 선호를 자극하는 데는 동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이 같은 패턴을 고려한다면, 향후 미·중 무역합의와 같은 긍정적 이벤트에도 지수는 단발적인 상승으로 그칠 공산이 크다.

결국 시장의 유동성은 방향성을 설정하고 움직이기보다는 단편적인 신호 발신에 따라 일희일비할 가능성이 농후할 것이다. 본격적인 위험 선호의 확산은 경기 회복의 신호가 보다 명징해질 시기로 지연될 확률이 높다. 시장의 컨센서스는 대체로 2분기 말이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것 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최근 중앙은행들이 천명한 일련의 유동성 공급의지가 시장 하방을 지지하는 데 적잖은 기여를 한다는 것이다. 소위 '페드풋(Fed Put)'이라고 불리는 효과는 위험자산의 가격 하락 시 풍부한 유동성을 뒷받침함으로써 저가매수를 유도한다.

최근 주식시장을 비롯, 각 금융지표에서 확인되는 낮은 변동성이 중앙은행의 풋(put)이 제대로 기능하고 있음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따라서 상방에 대한 자신감은 결여될지라도 하방에 대한 신뢰는 공고해질 수 있는 환경으로 판단할 수 있다.

결국 시장은 대형주의 반등 이후 개별종목 장세를 이어가는 순환매 양상을 반복할 확률이 높다. 이번 Fed(미연방준비제도)의 결정으로 인해 달러 강세가 중장기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면, 위안화 강세에 따른 중국 소비 관련 섹터, 달러 약세에 수혜가 가능한 내수 소비재가 이후 부각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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