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포함 15개 시민단체
"안전 가이드라인 준수 안 돼"
도교육청 "공사 때 주의 강조"

시민단체가 학교에서 냉난방기 교체, 내진보강 공사 등 환경개선공사를 진행할 때 석면 철거를 끝낸 학교에 대해서만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전국학교석면학부모네트워크, 환경보건시민센터,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환경운동연합 등 15개 시민단체는 2018~2019년 전국 학교 환경 개선 공사가 석면에 대한 고려 없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일부 학교에서 석면 철거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채 환경개선공사가 진행됐고, 석면이 날리는 것을 막는 공사 가이드라인이 준수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환경개선 공사는 냉난방기 교체, LED 전등 교체, 화장실 개선, 내진 보강, 방화문 및 셔터, 출입문 교체, 스프링클러 설치 등을 말한다. 환경개선공사를 하려면 공사 특성상 석면 천장 등을 부분적으로 철거해야 한다.

환경단체는 바른미래당 임재훈 국회의원실에서 받은 2018~2019년 전국 학교 환경개선 공사 자료를 분석했다. 이 기간 전국 학교 환경개선 공사는 5181개교에서 7805건 진행됐다. 이 중 석면 사용을 전면적으로 금지한 2009년 이전에 지어진 학교가 98%(5077개교)여서 학교에 석면이 있을 가능성이 큰데, 공사 당시 제대로 석면 안전 기준을 적용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정희 전국학교석면학부모네트워크 대표는 "소규모 시설 개선, 노후 시설 개선 등 50여 개 환경개선공사는 석면 텍스 천장에 설치된 구조물을 교체하거나 석면 텍스를 일부 제거하는 작업이어서 석면 비산 위험성이 높다. 그런데, 석면 공사 예산이 반영되지 않아 집기 이전, 사전 청소, 정밀청소 등의 가이드라인이 준수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별로 환경개선공사 수는 경남교육청이 679건으로 전국에서 3번째로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교육청 1626건(21%), 전남교육청 836건(11%), 경남교육청·서울시교육청 각각 679건(9%), 강원도교육청 629건(8%), 전북교육청 608건(8%) 등의 순이다.

경남지역 학교 환경개선공사는 LED 교체 193건, 화장실 179건, 냉난방기 교체 168건, 내진보강 50건, 출입문 34건, 방화문·셔터 27건, 방송설비 17건, 체육시설 11건 등이다.

공사 학교 수는 경남교육청이 392개교(8%)로 4번째로 많았다. 경기 1154개교(22%), 전남 727개교(14%), 서울 459개교(9%), 경남 392개교(8%), 부산 384개교(7%)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경남지역 환경개선 공사 학교 중 2009년 이전 설립 학교는 387개교에 이른다.

학교석면학부모네트워크는 석면학교 환경개선공사를 중지하고, 석면 철거공사가 완료된 학교에 먼저 환경개선공사를 할 것을 요구했다. 또, 전국 학교의 석면안전 전수조사를 시행해 석면 비산이 우려되는 학교를 파악하고, 석면공사와 환경개선공사 중 석면에 노출됐을 학교구성원에 대해 건강추적조사를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경남도교육청은 석면에 대해 주의하면서 환경개선공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원래 공사를 할 때 석면이 있으면, 석면을 제거하고 후속 공사를 진행하게 돼 있다. 교육부가 석면 해체제거 작업이 끝난 학교를 위주로 환경개선 사업을 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냉난방기 부품 교체 등 불가피하게 석면을 일부 제거할 때는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도록 강조하고 있다. 사전 청소, 비닐 보양 등을 해서 석면이 날리지 않게 주의할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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