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호 대표 임기만료…비체육계 1인·축구계 2인 거론

조기호 경남FC 대표이사가 임기만료에 따라 직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경남도는 새 대표이사뿐만 아니라 이사진 전체를 두고 새 판을 짜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FC 사내·외 이사 18명 중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는 모두 12명에 이른다. 이들을 주총에서 연임시키거나 아니면 교체해야 한다. 굳이 이사를 18명으로 맞출 필요가 없다는 것도 변수다.

◇축구에 관심 없는 이사는 결격 = 일단 경남도는 최근 새 이사진 구성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새 이사진 구성의 주안점은 '실질적으로 구단 경영에 도움이 될 수 있는가'이다. 현재 이사 중에서 경남 시즌권을 단 1매도 구매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구단 이사는 시즌권이 없더라도 경기장에 출입할 수 있다. 하지만 이사가 구단 경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은 시즌권을 대량 구매하거나 홈경기 때마다 진행되는 경품추첨용 상품을 출연하는 경우 말고는 거의 없어서 시즌권을 사지 않는 것은 이사로서 결격 사유에 해당한다는 것이 도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축구계 지분으로 이사진에 들어있는 인사들도 홈 경기 참여율은 처참한 수준이다. 지난해 경남FC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었는데도 시즌이 끝날 때까지 단 한 번도 홈 경기에 참가하지 않은 이사를 계속 안고 가야 하느냐는 고민도 필요한 시점이다. 도 관계자는 "임기 만료되는 이사를 중심으로 종합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며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구단 경영에 어떻게 도움을 줄 것인가'이다"라고 말했다.

◇대표이사 후보군은? = 새 대표 이사 후보로는 이병직 한의사, 오진열 창원축구협회장, 황동간 전 진주축구협회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3명 모두 김경수 구단주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어 '정치바람'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각각의 장점이 있어 선택이 쉽지 않은 모양새다.

이병직 한의사는 체육계와 직접적인 접점은 없다. 하지만 최근 경남 고문으로 위촉된 그는 특유의 마당발로 관중확산 같은 마케팅에 직·간접적으로 충분히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오진열 창원시축구협회장은 오랜 축구인생이 강점이다. 축구인으로서 축구 선수를 키워내는데 축구협회의 구실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천하는 모습으로 창원 축구인들 사이에서 신망이 두텁다. 황동간 전 진주축구협회장은 이른바 '중앙무대'인 도단위 단체에서 활동한 적은 없지만, 밑바닥부터 축구 진흥을 위해 애써온 인물이라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판을 흔들만한 위치에 있지 않았기에 사심 없이 바탕에서부터 축구 진흥을 위해 힘써 왔다는 평을 듣고 있다. 축구계 인맥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두어 명이 대표이사 자리를 욕심내며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내 유력 인사와 친분이나 축구계 내 지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들은 애초 변수에 포함되지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경남도는 새 이사진 구성의 밑그림은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밑그림이 어떻게 됐는지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새 대표이사를 예측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기도 하다.

◇김 지사 보석 여부가 관건 = 지금 상황에서 경남FC 대표이사를 맡으면 욕만 먹고 불명예 퇴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올 시즌 K리그, ACL(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FA컵 중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하면 감독도 감독이지만 대표이사에게 바로 화살이 돌아갈 태세다. 아직 속단할 단계는 아니지만 시즌 초반 성적은 불안한 모습니다. 경남FC 역사상 조기호 대표가 임기 만료로 떠나는 두 번째 대표이사다. 그만큼 언제든 면직될 수 있는 자리가 경남FC 대표이사 자리기도 하다. 여러 세력이 다양한 이해관계로 겹쳐 있는 경남FC 새 대표이사 선임은 결국 김경수 구단주의 의중에 달렸다.

문제는 김 지사의 보석 여부다. '원활한 도정 수행'도 김 지사의 보석 신청 이유 중 하나다. 옥중에서 인사, 그것도 경남FC 대표이사 선임에까지 김 지사 의중이 반영된다면 '옥중에서도 원활히 도정 수행하고 있는데 왜 풀어줘야 하느냐'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27일로 다가온 ㈜경남도민프로축구단의 정기주주총회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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