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으로 인수·합병되면 블록을 만들어 납품하는 하청업체(공장) 수준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KDB산업은행이 21일 "그런 상황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강병호 산업은행 기업구조조정2실장은 이날 오후 대우조선해양 매각과 관련한 거제시의회와의 간담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3월 8일 공동 발표문의 대우조선 자율경영 또는 독립경영을 보장한다는 얘기는 하청이 아니라는 의미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의 막대한 채무를 수은(한국수출입은행)과 같이 부담하고 있는데, 그런 상황을 채권자로서 좌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 실장은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과 함께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업무를 담당하는 산업은행 측 실무책임자다.

강 실장은 또 "현대중공업이 대주주(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을 의미하는 듯)가 있긴 있지만, 상장회사고 또 상당 부분 다른 주주들도 있기 때문에 대우조선이 만약 하청업체(화)가 돼서 기업 가치가 많이 떨어진다거나 일부러 현대중공업이 하청업체 여부를 떠나서 대우조선을 망가뜨린다거나 하면 그 영향은 일차적으로 이번에 설립되는 조선지주 쪽으로 갈 것"이라며 "조선지주에 악영향이 오면 계열인 현대중공업지주 쪽으로도 영향이 가기 때문에 그렇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 그런 상황(하청업체화)을 다른 주주들도 그냥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에 대한 지역사회 우려와 관련해서는 "결국 대우조선이 안 좋은 길로 갈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우려, 또 그로 인해서 지역이 어려워질 수 있는 우려가 굉장히 큰 것으로 안다.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이 공동 발표를 했다. 이건 단순한 발표가 아니고 공기업을 담당하는 책임자로서, 그리고 이 딜(거래)의 인수자인 현대중공업 CEO로서 대국민 약속을 기본적으로 한 것"이라며 약속 이행 의지를 강조했다.

대우조선 노동조합과 대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저희는 항상 노조를 만났으면 하는 입장이고, 항상 열려 있다. 노동조합에서도 궁금한 부분이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쪽 입장도 있을 거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적정 시점이 되면 저희한테 이야기가 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거제시의회는 이날 강 실장·고국 현대중공업 통합구매부문 상무·박상문 대우조선해양 경영관리단장 등과 함께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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