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KT와 창원서 맞대결
'메이스 파워공격'무기로

정규리그 마지막 날까지 알 수 없었던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대진표가 마침내 완성됐다.

19일 진행된 경기에서 전주KCC가 인천전자랜드를 이기며 4위로 올라섰고, 고양오리온도 부산KT를 잡고 5위를 차지했다. KT는 6위로 떨어졌다.

6강 플레이오프는 LG와 KT, KCC와 오리온의 대결로 펼쳐진다.

비교적 일찍 3위를 확정한 LG는 홈에서 KT와 격돌한다. 시즌 전적은 3승 3패로 팽팽하다. 두 팀 모두 홈 성적(2승 1패)이 원정보다 좋다.

LG의 가장 믿음직한 무기는 장신 외국인 선수 제임스 메이스다. 이번 시즌 메이스는 테렌스 레더 이후 10년 만에 정규리그 평균 득점(26.8점)과 리바운드(14.7개) 1위를 모두 휩쓸었다. 강력한 파워를 앞세운 메이스의 골 밑 공격과 여기에서 파생되는 득점이 LG의 후반기 상승세의 원동력이었다.

KT의 서동철 감독 또한 "시즌 초반 메이스가 골 밑에서 '나 홀로 플레이'를 펼칠 때 그 부분을 공략해 LG를 이겼었다"면서도 "후반 들어 메이스의 그런 플레이가 고쳐지고 LG가 완전히 다른 팀이 되면서 상대하기 까다로워졌다"고 밝혔다.

메이스는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쉬며 체력도 비축한 상태다.

반면, 사령탑인 현주엽 LG 감독에게 플레이오프 경험이 없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단기전인 플레이오프에서 각 팀에 맞는 '맞춤 전술'을 설계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양궁 농구'라는 별명을 얻은 KT는 외곽 슛으로 LG를 상대할 전망이다. 허훈부터 마커스 랜드리까지 모든 포지션의 선수들이 3점 슛을 넣을 수 있다는 점은 큰 강점이다.

서동철 감독은 대진 상대가 LG로 확정된 후 "우리의 약점인 골 밑 방어에 집중하기보다는, 오히려 화끈한 외곽 공격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을 밝히기도 했다.

서울삼성과 오리온, 여자농구 청주KB 등을 거치며 쌓은 서동철 감독의 플레이오프 경험도 KT에는 재산이다. 다만, 허훈이나 양홍석 등 주축 선수들의 어린 나이는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최연길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현주엽 감독의 스타일상 아마 큰 전략수정 없이 그대로 플레이오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서동철 감독이 LG의 약점을 공략하는 작전을 들고나온다면 KT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2017년 서로 유니폼을 바꿔입은 김영환(KT)과 조성민(LG)이 각 팀에서 어떤 역할과 조언을 해주는지도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즌 막판 4위로 치고 올라와 '홈 코트 어드밴티지'를 따낸 KCC는 오리온과 맞붙는다. 시즌 전적에서는 KCC가 4승 2패로 앞선다.

KCC의 주 무기는 이정현-브랜든 브라운 콤비의 2대2 플레이다. 거의 유일한 공격 루트지만, 파괴력은 엄청나다.

이정현은 이번 시즌 17.2점으로 국내 선수 평균 득점 1위에 올라있고, 어시스트도 경기당 4.4개를 기록 중이다. 브라운의 스크린을 받은 이정현은 돌파·패스·슛 3가지 옵션이 모두 가능하기에 수비수로서는 매우 막기 까다로운 선수다. 브라운 역시 경기당 평균 25.4점을 올려 득점력을 입증했다.

오리온의 '믿을 맨'은 최근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는 이승현이다. 전역 직후 슛 난조에 시달리며 소극적인 경기를 펼쳤던 이승현은 후반기에 향상된 외곽 능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공격을 펼쳐 오리온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빅맨인 대릴 먼로를 비롯해 모든 선수가 3점 슛이 가능한 점은 KCC가 하승진을 앞세운 '높이의 농구'를 펼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최연길 해설위원은 "이 승부는 오리온이 이정현-브라운의 수비를 얼마나 잘 갖춰 나오느냐가 관건"이라며 "첫 경기를 잡는 팀이 나머지 경기에서도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최근 슈팅 감각을 되찾고 있는 오리온 조쉬 에코이언이 플레이오프에서 얼마나 실력을 발휘하느냐도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6강 플레이오프는 오는 23일 KCC와 오리온의 대결로 막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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