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드림스타] (20)남승민 창신고 학생
초5 때 〈스타킹〉 출연해 주목
각종 가요제 섭렵…노래 봉사
작년 '이호섭가요제'대상 차지
음반 제작 생애 첫 콘서트도
"수십 년 정통 트로트 맹연습
어리지만 반전매력 보일 것"

'트로트 가수' 하면 노래에 앞서 화려한 무대 매너와 의상이 먼저 떠오른다. 남승민(17·창신고 2학년) 군은 트로트 가수에 대한 그런 고정관념을 깨게 했다.

교복을 입고 조용조용 말하는 모습이 조금은 수줍음을 타는 듯했다. 그런데, 좋아하는 트로트 노래를 한 곡 불러달라는 요청에 180도 달라지는 태도에 깜짝 놀랐다. 화려한 의상이 아닌 교복을 입고도 한 곡조 뽑아내는 모습은 프로였다.

▲ 트로트 가수로 데뷔한 마산창신고등학교 남승민 학생.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6살 때부터 단역 배우 = 어릴 적 부모님이 우연한 기회에 동네 스튜디오를 들른 게 지금의 트로트 가수 꿈을 키우는 승민 군이 있게 했다. 첫째와 17살이나 터울 진 막내아들인 승민 군은 가족에게 금지옥엽이었다. 스튜디오에 들렀더니 오디션에 도전해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내성적인 아들에게 자신감을 키워주고자 했던 부모님은 적극적으로 나섰다.

부산에서 치러진 한 홍보 모델에 응시해 오디션 5차까지 올랐다. 1만 5000명이 응시했는데, 그중 10명 안에 들었다. 이후 서울 탤런트 관련 업체에서 계속 연락이 왔다.

6살부터 초등학교 3학년까지 영화, CF에 단역으로 출연했다. 2008년 SBS <순결한 당신>이라는 드라마에서 동자승이 첫 단역이었다. 2009년 KBS <솔약국집 아들들>에서 주인공 어린 시절 모습으로 나왔다. 이후 방송사 드라마, 영화에서 주인공 어린 시절 모습 등을 맡았다.

◇트로트로 진로를 정해 = 승민 군은 연기 요청이 뜸할 때쯤 가요제에 도전하면서 트로트 가수로 진로를 정했다.

2011년 추석에 열린 경남도민가요제에 출전해 쟁쟁한 어른들 속에서 인기상을 받았다. '황진이'를 불러 상을 받고 나서 2∼3년간 마산·창원·진해지역 요양병원을 돌며 노래봉사를 했다. 그러다 보니 '트로트 신동'으로 동영상이 인터넷에 떴고, 2013년 SBS <스타킹>에 출연했다.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승민 군은 트로트 가수인 박현빈과 함께 '리틀 박현빈'으로 나와서 노래를 불렀다.

승민 군은 "스타킹에 나가고 나서 트로트 가수를 하고 싶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할아버지, 아버지가 트로트를 자주 들으셨고, 제가 많이 듣고 따라 불렀어요. 그러다 보니 주변 분들이 잘 부른다고 하셨어요. 자신감을 얻었죠"라고 말했다.

재능을 발견한 승민 군에게 대회 수상 경력은 꿈을 확인해 가는 과정이었다. 삼천포아가씨가요제 은상·특별상, 양산 청소년트로트가요제 동상, 제천 한방가요제 대상, 하동 청소년 트로트가요제 금상, 전국노래자랑 장려상, 섬진강가요제 동상 등을 받았다.

지난해 의령에서 열린 제4회 이호섭가요제 대상 수상은 트로트 가수 꿈을 더 확신하게 된 계기가 됐다.

▲ 이호섭가요제에서 대상을 차지한 남승민 군은 음반 제작을 지원 받았다. /남승민
◇생일에 신곡 발표회 = 이호섭가요제는 이호섭 작곡가가 대상 수상자에게 곡을 만들어주고, 음반도 내게 도와준다. 고향이 의령인 이호섭 작곡가는 KBS <전국노래자랑> 프로그램에 자주 소개됐던 작곡가다.

승민 군은 "사실 처음에는 저 혼자 음반을 낼 생각을 못했어요. 마침 이호섭가요제 본선에서 대상을 타면서 수상자 혜택으로 음반을 만들어주고, 신곡 발표회도 열어준다고 해서 기회가 됐어요"라고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승민 군은 앨범 제작에 들어가면서 작년부터 매주 목요일이면 오전에 수업을 하고, 오후에는 서울에서 트로트를 정식으로 배우고 있다. 자정을 넘어서 고속버스를 타고 새벽 3∼4시에 마산 집으로 돌아오는 일정이지만 힘든 내색을 하지 않는다.

트로트를 정식으로 배우기 이전에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독학으로 연습했다. 유튜브에서 인터넷 동영상을 보고 발성법부터 하나하나 찾아서 익혔다. 초등학교 때 판소리 선생님으로부터 복식호흡 등 호흡법을 배운 것도 도움이 됐다.

학교생활과 노래 공부를 동시에 하느라 힘들지 않으냐고 물었다. 승민 군은 "학생이니까 행사, 연습이 없을 때는 독서실 가서 공부도 해요. 짬짬이 진도도 따라가고요. 친구들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로 제 활동 홍보를 많이 해줘요. 얼마 전에는 친구들끼리 마산 합성동에서 길거리 버스킹이 있는 걸 보고, 저한테 와서 노래 해보라고 해서 가기도 했어요. 밀린 공부도 활동도 친구들 도움을 많이 받아요"라고 했다.

지난 15일 연습실이기도 한 어머니 커피숍에서 만난 승민 군에게 노래 한 곡을 부탁했다.

미발표곡인 신곡은 아껴두고 자신이 즐겨 부르는 '가지마', '안동역'을 막힘없이 불렀다. 50대 진성 가수의 곡이 트로트 가수로 이제 들어서는 10대 승민 군에게도 척척 맞았다. 얌전하게 말할 때와 달리 마이크를 손에 쥐자 몸놀림부터 달랐다.

승민 군은 20일 의령군민회관에서 첫 자신의 콘서트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호섭 작곡가가 만들어준 '사랑 하나로', '인생사'라는 타이틀곡을 처음으로 알렸다. 지금까지 연습한 모습을 최대한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마침 이날은 승민 군의 생일이기도 했다.

▲ 친구들이 나서 홍보해 주는 덕분에 힘이 난다는 남승민 군. /남승민
◇"정통 트로트로 승부하고파" = 앞으로 어떤 노래를 들려주고 싶을까. 승민 군은 "발랄하고, 빠른 템포의 세미 트로트가 아닌 정통 트로트를 하고 싶어요. 수십 년간 불린 트로트 선배님들의 곡을 소화해서 부르고자 합니다. '어린 나이지만, 저렇게도 소리할 수 있구나'라는 반전 매력을 보여주고 싶어요"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앨범을 낸 후에는 노래 교실이나 무대에서 자신의 곡을 들려주고 싶다고 했다.

승민 군은 "여태까지 제 노래가 없었는데요. 이제 앨범이 나왔으니, 노래 교실, 행사 등에서 노래를 알리고 싶어요. 노래로 성공해서 어렵고 힘든 분들에게도 도움이 돼 드리고 싶어요"라고 했다.

※이 기획은 BNK경남은행,경상남도교육청과 함께합니다.

※도움주실 계좌 = 경남은행 207-0084-9093-07(사회복지법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2018년 12월 14일 자 드림스타 19편 서민제 김해 분성중학교 학생에게 후원금 500만 원(BNK경남은행 500만 원 특별후원)이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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