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산시민이다. 마산시민이지만 나는 허성무 창원시장이 새야구장명칭선정위원회를 만들고 거기에서 정한 '창원NC파크'라는 명칭에 대해 찬성의 뜻을 언론 기고로 밝힌 바 있다.

나라고 해서 새 야구장 이름에 마산이 들어가는 것을 어찌 바라지 않겠는가. 그러나 대승적으로 통합 창원시의 발전을 위해 과감하게 이름 정도는 얼마든지 양보할 수 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깟 이름이 뭐라고. 먹고사는 게 젤로 중요하지." 묵묵히 살아가는 우리네 서민들로서는 마산경제가 살아나는 데 새 야구장이 뭔가 기여를 해줬으면 하는 게 솔직한 바람이다. 그보다 더 중한 것이 무에 있을까 싶다.

아마 허 시장도 이런 우리네 서민의 마음을 읽고서 명칭선정위원회가 공론 끝에 만장일치로 선정한 '창원NC파크' 명칭을 존중해서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하면서 마산야구센터 일원을 야구메카로 개발하겠다는 신경제지대 구상을 밝힌 것이 아니겠는가. 나는 고뇌의 흔적이 역력히 묻어나는 그 발표를 보면서 '오히려 마산구장이 빠진 것이 얼마나 잘 되었나', '되로 주고 말로 받았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이런 것이 아니겠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그런데 창원시의회가 이 모든 것을 뒤집어 엎어버렸다. 그들은 새로 지은 시 소유 건물 명칭 선정은 결국 시의회에 있다는 점을 악용해 각계각층의 대표들이 모여 결정한, 그리고 창원시장이 수용한 '창원NC파크'에 마산구장이란 사족을 달았다.

그 결과는 어떠한가. 2만 3000여 명이 모여 성대하게 개장식을 치르고 100만 야구관중 달성과 가을시즌 진출을 향해 힘차게 달려가야 할 NC다이노스가 이름 하나 때문에 분열의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나는 마산시민이지만 NC팬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나도 화가 난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일은 벌어졌고, 앞으로가 중요하다. 이름에 관하여 한마디 하자면, 행정명칭은 행정명칭이고, 팬들은 창원NC파크라 부르든 그냥 NC파크라 부르든 자율에 맡길 일이다. 나는 공식적인 문서가 아니고서는 창원시도 가급적 창원NC파크라 불러주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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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가지고 싸울 에너지를 100만 야구관중 유치와 야구메카 조성에 쏟는다면 마산의 미래는 훨씬 찬란해지지 않을까. 이름이 어찌됐든 누가 봐도 야구도시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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