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2010년 대비 29% 감소

한국 나이로 올해 서른여섯인 천준영 씨 고민은 결혼이다. 대부분 친구가 결혼했고, 부모님을 생각하면 서둘러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당장 경제적 여건 등을 생각하면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지내는 것이 낫겠다고도 생각한다.

천 씨는 "혼자 살아도 크게 불편한 점은 없다"며 "지금 월급으로 결혼하면 집이나 출산·양육 걱정이 생길 것 같아서 고민이 된다"고 했다.

천 씨처럼 결혼을 '선택의 문제'라고 여기는 청년이 점점 늘고 있다. 지난해 전국 혼인 건수는 1972년 이후 46년 만에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지역도 2010년 이후 매년 혼인 건수가 줄고 있다.

통계청이 20일 내놓은 '2018 혼인이혼 통계'를 보면 지난해 경남에서 1만 4996쌍이 결혼했다. 2010년(2만 1170쌍)과 비교하면 29.16% 감소했다. 지난해 전국에서는 25만 7622쌍이 결혼을 했는데, 1972년(24만 4780쌍)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1980~1990년대 전국 혼인은 평균 40만 건이 넘었고, 2000~2015년에도 평균 30만 건이 넘었다.

초혼 연령도 높아지고 있다. 경남지역 지난해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32.9세, 여성 30.2세로 역시 2010년(남성 31.5세, 여성 28.8세) 이후 계속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전국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33.2세, 여성 30.4세였다.

사회 구조적으로 청년이 결혼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결혼은 자연스럽게 출산과 육아로 이어지고, 경제적 여건과 맞물려 꺼리게 된다는 것이다. 김지현 경남청년유니온 노동상담팀장은 "우리 사회에서 아이를 낳는 순간 개인이 엄청난 비용을 들여야 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며 "육아에 대한 피로감으로 자신의 인생과 미래를 포기해야 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내집 마련 등 경제적 압박감에도 시달려야 하니 '좀 더 안정적일 때' 결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거나 기피하는 청년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비정규직 등 일자리 문제와 정말로 아이 키우기 좋은 사회 구조가 받쳐주지 않으면 결혼을 꺼리는 현상은 계속 이어질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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