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주도권 노린 민주당 - 한국당 싸움
노회찬 정신 다시 꽃피우려는 진보정당

모처럼 언론사 '정치부'가 대목을 맞았다. 4월 3일 치러지는 창원 성산, 통영·고성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문이다. 국회의원 보선으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경남 2곳에서만 치러지는 데다, 내년 4월 총선을 불과 1년 앞둔 시점에 열린다.

2020년 4월 총선이 대선으로 향하는 정국의 흐름을 판가름 지을 가능성이 큰 만큼 모든 정당은 그야말로 '총력 지원 태세'다. 이제 당 대표들이 창원에 상주한다거나 당 지도부가 방문하는 정도는 '1단짜리' 기사밖에 안 된다. 서울 아닌 지역언론사 기자들이 원내정당 대표를 만나기란 쉽지 않은데, 먼저 불러줘서 이달에만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두 차례,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한 차례 만났다.

유권자 처지에서야 '2석이 거 뭐라고' 가볍게 넘길 수 있지만, 정당들은 목숨을 건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처지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0-2'로 자유한국당에 완패하면 바로 '정권 심판론'으로 넘어갈 수 있어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다. 창원 성산에 출마한 권민호 민주당 후보가 여권 후보임에도 '3자 원샷 단일화'를 정의당과 민중당에 먼저 제안한 것도 이러한 배경이 깔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당도 선거에 '올인'하고 있다. 지난 2월 말, 황교안 당 대표를 정점으로 작년 6·13 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물러난 홍준표 전 대표 이후 7개월간 이어진 비상대책위 체제를 마감한 이후 처음 치르는 선거전이다.

특히 통영·고성에 나온 정점식 후보가 황 대표 측근이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당 경선을 둘러싼 내분이 수그러들지 않은 점도 이번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끈다.

진보정당도 사활을 걸고 있다. 정의당은 노회찬 의원 사망으로 치러지는 창원 성산 보궐선거가 민주당과 한국당 등 기득권 양당에 의미 없는 '1석 보태기'가 아닌 '노회찬 정신'을 다시 꽃피우는 선거일 뿐만 아니라 민주평화당과의 '국회 교섭단체 복구'를 위해서라도 꼭 승리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대중친화적인 진보정당'으로 거듭나고자 활로를 모색 중인 민중당과의 단일화 성사 여부도 지켜볼 만한 대목이다.

양측이 '험한 말'을 주고받으면서 단일화 가능성이 갈수록 불투명해지는 듯하지만, 25일(투표용지가 인쇄되는 전날)까진 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궐선거 성격상 낮은 투표율도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표율이 30~40%대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투표율이 저조하다면 승패는 '조직' 혹은 '고정표'를 얼마나 흡수하느냐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후보 외에도 선거일꾼들이 밤낮으로 기획으로 머리를 싸매고, 무수한 단체 관계자들을 '물밑 접촉'하는 까닭이다.

민병욱.jpg
하지만, 예측은 예측일 뿐이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더구나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다. 심판은 참여하는 유권자의 몫. 모처럼 올라온 '심판 결재 서류'다. 단디 찍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