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하고도 상용화 요원한 수소차
정부·기업 충전소부터 늘린다면

내가 아주 어릴 적 일이다. 마실을 다녀오신 어머니께서 "사람들이 앞으로는 물속에서도 장갑을 끼고 일을 할 수 있는 세상이 온다고 하더라." "에이 말도 안 돼, 물속에서 장갑을 끼면 장갑에 물이 배어 손이 더 시릴 텐데 말이 돼요?"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서 고무장갑이 등장하여 세상을 편리하게 했다. 이것은 거의 반세기 전의 일이다. 지금은 더욱 과학기술이 발달하여 편리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데 눈부신 발전의 속도에 상황대처가 잘 되지 못하여 부작용을 초래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최근 모 자동차 회사에서 전기자동차에 이어 세계 최초로 수소자동차를 개발하여 생산해 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인프라 구축이 덜 되어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상용화가 요원하다고 한다. 좋은 상품을 만들어놓고 판로를 개척하지 못한다고 하니 매우 안타까운 일일 것이다. 더구나 이 자동차들은 환경오염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하니 얼마나 놀라운 일이겠는가. 만약 전기나 수소 충전소가 생긴다면 앞으로 새로운 일자리 역시 많이 만들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필자의 생각을 몇 가지 말해보고자 한다.

첫째, 정부에서 우선 도시별로 충전소를 설치해 준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당장 자본이 많이 드는 충전소를 민간인이 쉽게 설치할 수 없으니 정부가 중심이 되어 충전소를 설치·분양함으로써 전기·수소자동차의 대중화를 시도해 본다는 것이다. 개발시대에 우리는 기업의 성장을 독려하면서도 정부에서도 인프라의 구축에 절대적으로 지원해 왔던 사실과 정부에서도 브리태니커 사전 한 권으로 고속도로를 개통했던 것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규제보다는 실질적인 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할 때이다. 기업의 창의적 성장은 앞서가는데 정부가 뒤처져서는 안 될 것이다.

둘째, 해당 기업에서도 민간인 공모를 통해 충전소의 설치를 지원해 준다는 것이다. 기업의 견해에서 볼 때 우선은 큰 손해가 될 수 있겠지만 어느 정도 대중화될 때까지만 지원해 준다면 점차 민간 자본에서도 충분히 가속이 붙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해당 기업은 여우와 원숭이의 우화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어느 날 여우 한 마리가 밀림을 활보하던 원숭이에게 편리한 신발을 여러 번 선물하였다. 얼마 후 원숭이의 발바닥에 모두 굳은살이 다 사라졌고 원숭이는 더는 신발이 없으면 밀림을 다닐 수가 없게 되었다. 하는 수 없이 여우에게 다시 새로운 신발을 요구했지만, 그때부터 여우는 신발을 공짜로 주지 않고 원숭이에게 비싼 가격으로 구매할 것을 요구했다. 원숭이는 신발이 없으면 더는 밀림을 다닐 수가 없었기 때문에 비싼 대가를 치르면서라도 신발을 사지 않을 수 없었다는 우화이다. 해당 기업은 이 우화가 주는 교훈을 잘 생각하고 전기 및 수소 충전소를 서둘러 설치해 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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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런 사업이 잘되면 세계적인 모범사례가 되어 글로벌 경제를 이끌어 가는 데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한때 해당 기업의 창업주는 자동차나 선박을 만들기 위해서 제철소를 설립하기도 했고 공장부지 마련을 위해 간척사업을 하기도 했던 전력이 있다. 무조건 정부의 인프라 구축에만 목을 맬 것이 아니라 기업 역시 인프라 구축사업에 반드시 동참해야 할 것이다. 필요로 하는 곳에 세금을 꼭 써야 할 것이고, 필요로 하는 곳에 반드시 투자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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