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공학회, 하이브리드 포함 90% 점유율 예상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차 개발과 생산에 주력하면서 '내연기관의 종말'이 거론되지만, 2030년에도 엔진을 장착한 차량이 세계 자동차 시장의 90%를 차지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공학회는 19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개최한 발표회에서 이런 내용의 '2030년 자동차 산업 전망'을 제시했다.

학회는 자동차 기술과 정책 개발 로드맵을 연구하기 위해 수소전기차와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내연기관차 등의 전문가 27명으로 연구위원회를 구성해 6개월 동안 연구했으며 이날 주요 내용을 발표했다.

연구위원회는 각 기관이 발표한 전망 등을 분석해 2030년 순수 내연기관차의 점유율은 현재 96% 수준에서 65%대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하이브리드차는 28%, 순수전기차는 7% 수준으로 각각 늘어날 것으로 봤다.

다만, 순수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를 더하면 2030년에도 90% 이상은 엔진이 동력원이 될 것이라는 게 위원회의 설명이다.

위원회는 또한 자동차 기술별 적합성을 분석한 '메리트(merit) 함수'를 제시하며 하이브리드, 디젤, 가솔린, 배터리, 수소 순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생산 단계까지 포함하면 디젤차가 적합성이 가장 높았고 하이브리드, 가솔린, 배터리, 수소 등이 뒤를 이었다.

연구책임자인 배충식 한국과학기술원 교수는 이와 관련해 "당분간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종합적인 적합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성 확보를 위해 배터리 전기 자동차는 에너지 밀도와 차량 가격 측면에서, 수소연료전지자동차는 차량 가격 측면에서 개선과 발전이 요구된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위원회는 동력원별 기술 개발 전망도 제시했다. 수소전기차에 대해 발표한 김민수 서울대 교수는 "주행거리와 효율 면에서는 기술적으로 완성돼 있고, 현재로선 내구성을 늘리는 기술이 필요하고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기차 분야 발표를 맡은 황성호 성균관대 교수는 "전기차 기술은 수소차, 하이브리드차 등의 핵심기술로 활용되고 있어 성장동력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기차 기술 개발이 지금처럼 이어지면 전기차의 2025년 주행거리는 지난해 대비 50% 이상, 충전속도는 10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박영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하이브리드차 분야를 발표하면서 "하이브리드차는 가격 경쟁력 확보가 기술 개발 방향"이라면서 "2030년에는 연비 향상 효과가 80%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내연기관 발표를 맡은 이기형 한양대 교수는 "현재 내연기관에 가장 필요한 기술은 엔진 효율 향상 기술"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또 "지금처럼 내연기관에 대한 이미지가 악화한 적이 없다"면서 "이런 추세가 4∼5년 지속하면 우수인력 공급이 힘들어질 수 있어 '내연기관 퇴출'이란 용어를 쓰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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