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농협 농업인 업무보고회
참석자, 고충 토로·요구 봇물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하자"

"농협이 퇴비값을 전폭적으로 낮춰달라." "자잿값 빼고 나면 남는 게 없다. 농협이 특히 농약가격 안정화에 신경 써 달라." "농협이 각종 농산물 통계를 제대로 내달라. 행정 수치는 믿지 못하겠다."

경남농협이 19일 창원컨벤션센터에 경남·부산·울산지역 농업인 1100여 명을 초청해 '2019 농업인 신년 업무 보고회'를 열었다. 이날 자리는 '농협이 나아갈 방향 고민' '올해 농협 추진 사업 설명' '농민 조합원 자긍심 고취' 등을 위해 마련됐으며, 오전 9시 30분부터 8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핵심 순서는 '농업인과의 대화'였다. 참석 농민들은 '인건비 상승' '인력 부족' 어려움을 빼놓지 않았다. 마늘 농사를 짓는다는 한 농민은 "비싼 기계가 있다. 하지만 비 내리면 땅이 질어서 쓰질 못한다. 결국 사람 손이 갈 수밖에 없다"며 "그런데 인건비가 너무 비싸다. 하루 일당이 10만 5000원까지 올랐다. 지난해 1만 평 규모 마늘을 재배하면서 들어간 총 인건비가 2650만 원이었다"고 하소연했다.

▲ 경남농협이 19일 창원컨벤션센터에 지역 농업인 1100여 명을 초청해 '2019 농업인 신년 업무 보고회'를 열었다. 김병원 농협 중앙회장이 '농업인과의 대화'에서 농민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창원지역 한 농민은 "고향세가 신설될 수 있도록 농협이 더 적극적으로 앞장서 달라"고 요청했다. '고향세(고향 사랑 기부제)'는 출향인이 고향에 기부금을 내고, 해당 자치단체는 지역 특산품을 기부자에게 답례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농협이 주도해서 올해 반드시 법이 시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산청 한 농민은 "지리산 곶감을 생산하고 있다. 그런데 설 전후에만 팔고 있다. 판로가 없기 때문이다. 농협이 연중 판매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이에 김성광 농협하나로유통 대표이사는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며 현장에서 확답했다.

거창 한 농민은 "농업인 스스로 상품화를 제대로 하자. 농민들이 좋은 상품만 시장에 내고, 안 좋은 건 농협에 가져다주는 식이다"며 자성을 촉구했다. 이에 참석자들도 공감의 박수를 보냈다.

한편 김 회장은 특강에서 "농협은 정부 주도로 1961년 만들어져 이후 30년간 관 주도로 운영됐다. 그러니 농민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라며 "이후에도 그 DNA가 쉽게 바뀌지 않으며 지금까지 국민·농민들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농민 소득을 올려주고 농민 삶의 질을 높인다는 농협 존재 본질은 변화하지 않는다"며 "동심동덕(同心同德) 마음으로 힘을 모아 농가소득 5000만 원을 달성하자"고 했다.

박성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은 격려사에서 "경남도가 소통과 협치 농정을 통해 농업인 삶의 질 향상과 균형 있는 지역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