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형 초·중통합학교 착공
초 24·중 18학급 수용 목표
학생간 위화감 조성 우려

전국에서 처음으로 양산에 들어서는 도시형 초·중통합학교가 과밀학급 문제를 해결하는 효자가 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19일 경남도교육청과 양산교육지원청은 동면 석산리에서 '(가칭)석산2초·중통합학교 신축 안전기원제'를 했다.

통합학교는 동면 석산리 1448-1번지 일대 1만 4381㎡ 터에 지하 1층 지상 5층 건축면적 1만 7175㎡ 규모로 공사에 들어가 오는 2020년 2월 준공 예정이다. 준공과 더불어 3월 개교를 목표로 초등학교 24학급 764명, 중학교 18학급 1395명을 수용하게 된다.

동면 석·금산지역은 신도시 조성으로 공동주택 6829가구를 비롯해 일반주택 등 모두 8443가구가 입주를 마무리했다. 대부분 30∼40대 젊은 학부모로 자연스럽게 초등학교 학생 수도 크게 늘어났다.

이 때문에 이 지역 유일한 초등학교인 석산초는 만성적인 과밀학급 문제로 몸살을 앓아왔다.

▲ 19일 양산시 동면 석산리에서 열린 초ㆍ중통합학교 착공식장 뒤로 과밀학급 문제를 겪는 석산초교가 보인다. /이현희 기자

석산초는 올해 신입생만 14학급 384명으로 전교생이 1854명이나 된다. 양산에서 학생 수가 가장 많은 초등학교다. 2013년 3월 개교부터 과밀학급으로 어려움을 겪은 석산초는 2017년 8월 13학급을 증설했지만 여전히 늘어나는 학생을 감당하지 못해 학교 신설 요구가 끊이질 않았다.

학생 수가 많다 보니 석산초는 급식시간을 학년별로 세 번 나눠 운영하고 있다. 또한, 방과후학교·돌봄교실·도서관 등 공간이 부족해 학부모 불만이 반복되고 있다. 방과후학교는 인기있는 강좌 수강 자체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마저 나오고 있다. 학교 역시 학생 지도와 학사 운영 등 업무량이 늘어나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학교 신설 요구가 계속되자 교육청은 금산지역에 예정된 학교 터에 계획을 마련했지만 '학교총량제'에 묶여 교육부 투자심의를 넘지 못했다.

게다가 단독택지인 금산지역보다 아파트가 밀집해 학생 수가 훨씬 많은 석산지역 학부모는 통학거리와 환경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거부감을 보인 것 역시 걸림돌로 작용했다.

2017년 교육부는 민원 해결을 위해 '초·중통합학교'라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석산초 바로 옆 중학교 터를 통합학교시설로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하고 이날 착공식을 진행한 것이다.

초등학교 과밀학급 문제와 중학교가 없어 장거리 통학을 해야 하는 상황을 동시에 해결하려는 고육지책인 셈이다.

교육청은 통합학교 신설을 통해 학령인구 비율이 높은 석·금산지역 학생 재배치로 교육 환경을 개선하고 학부모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같은 공간에서 운영한 사례가 드물어 우려도 낳고 있다.

학부모들은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함께 있어 학교·성폭력, 위화감 조성 등을 걱정하고 있다.

교육청은 설계 단계부터 공간을 분리하고, 통합학교 운영 매뉴얼을 정비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도시형 통합학교를 바라보는 학부모 불안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또한, 애초 계획했던 금산지역 대신 석산지역에 통합학교가 들어서면서 사실상 금산지역에 추가 초등학교 신설은 어려워지자 이에 반발하는 주민과 갈등을 풀어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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