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경기 실점 '수비 허점', 주전 집중 선택 기로

경남FC가 중대 기로에 섰다.

김종부 경남 감독은 17일 오후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스틸러스와 하나원큐 K리그1 2019 3라운드 원정전 패배 이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원정 갔다오면서 체력 소모가 심했다. ACL 또는 리그 어떤 걸 중심에 둘지 판단을 해야겠다"고 밝혔다. 판단에 따라서는 둘 중 하나는 기존 주전 멤버가 아닌 아예 2군으로 새로운 팀을 구성해 내보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오는 30일까지 A매치 휴식기 동안 수비 조직력 강화에 힘쓰겠다는 말도 했다.

일단 감독은 20일까지 선수단에 휴가를 줬다. 21일 소집해서 훈련을 한다지만 열흘 만에 수비 조직력을 끌어올려야 해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리그·ACL 5경기에서 실점이 없는 경기가 없었고, 더구나 17일 포항전에서는 대거 4실점하면서 지난해 전북현대에 0-4로 진 이후 최다 실점을 했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주전 수비수 3명은 30일 창원에서 열리는 대구FC와 경기에서 복귀할 전망이다. 이광선은 간단한 무릎 수술 후 재활 중인데 다음주 초 훈련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햄스트링 부상인 박광일과 발목을 다친 최재수도 대구전 출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기존에 이들이 출전한 경기마저 수비 허점이 보였다는 점이다. 리그 개막전 성남FC와 경기에서 1실점은 물론, ACL 중국 산둥 루넝과 경기에서도 2실점했다. 루넝전에서는 펠레라는 빼어난 공격수에게 당했다는 핑계라도 있지만 성남전 실점은 뼈아팠다.

단기간에 수비 조직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건 이후 진로를 어떻게 잡든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다. 김 감독이 지금까지 공격 조직력에 방점을 뒀다고는 하지만 이 역시 더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ACL은 6경기 중 2경기, 리그는 38경기 중 3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까지 성적으로 비관하거나 낙담할 필요는 없다. 경남은 ACL 2경기에서 모두 무승부를 기록했고, 리그에서는 1승 2패로 승점 3점을 올렸다. 당장 지난해 우승클럽 전북현대도 리그 1승 1무 1패로 승점 4를 확보하는 데 그쳤고, 울산현대와 대구도 1승 2무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ACL을 치른 울산이나 수원삼성도 시즌 초반은 로테이션 부담으로 하위권에서 맴돌기도 했다.

30일 대구전 이후 4월 초와 5월 초 2~3주간 주당 2경기씩을 쳐내야 하는 살인 일정이 기다린다. 이후는 FA컵 대회가 기다리고 있어 당분간 이런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문제는 경남이 어느 것 하나 버리고 갈 카드로는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경남이 언제 ACL에 또 나갈 수 있을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구단 역사로 남을 첫 ACL을 버릴 수는 없다. 반대로 ACL 우승과 클럽월드컵 출전이라는 찬란한 역사를 써낸다 하더라도 K리그2로 강등된다면 다시 암울한 구단 역사가 되풀이될 것이다. 김 감독 스타일로 볼 때 FA라고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단기적으로는 수비 조직력을 탄탄하게 가꾸고, 공격 짜임새도 강화해야겠지만 지난겨울 영입한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려 두꺼운 스커드를 적극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전 선수가 아닌 누구라도 그 자리에 들어가면 평균 이상의 활약을 보여줄 수 있게끔 김 감독이 조련술을 발휘해야 험난한 일정을 헤쳐나갈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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