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답동 주택철거 중 드러나
성문 방어 역할 '옹성'일부
전문가 "긴급한 대처 필요"
시 "경남도와 협의 뒤 결정"

창원시 의창구 소답동 주택 철거 과정에서 조선시대 창원읍성 남문 옹성이 발견됐다. 도내 읍성 중 옹성 하단부가 3·4단 규모로 잘 남아 있는 곳이 없어 창원시 보존과 복원 대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창원읍성 남문 옹성을 처음 발견하고 신고한 사람은 조현근 경남시민문화네트워크 사무국장이다. 조 국장은 "지난 14일 창원읍성 남문터를 지나가다가 민가를 철거하는 현장을 보게 됐다. 남문터가 있던 곳이다 싶어 가보니 아니나 다를까 남문 옹성이 나왔다. 그동안 한 명이 겨우 들어갈 수 있었던 집과 집 사이로 남문 옹성이 일부 보였지만, 막고 있던 민가가 철거되면서 남문 옹성 형태가 완전히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 최근 발견한 창원읍성 남문 옹성. /조현근 씨

창원읍성은 의창구 북동·중동·소답동 일대에 있는 조선시대 전기 창원도호부 외곽을 둘러싼 성인데, 대부분이 훼손됐다. 옹성은 성문 밖에 반원형으로 쌓아 성문을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최헌섭 두류문화연구원장은 현장을 둘러보고 "남문 옹성은 542년 전(1477년) 성을 쌓아올린 구조물이 그대로 발견된 것으로 하부 큰 돌이 잘 남아있다. 굳이 발굴할 필요도 없이 이대로 노출해 전시해도 될 정도"라고 했다. 최 원장은 "옹성 보존 상태가 상당히 좋다. 창원시가 긴급히 대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현근 국장은 "하단부는 확실하게 예전 돌이며 상단부는 근대에 쌓아 올린 것이다. 하단부는 기단석까지 보여주고 있다"며 "이번 옹성 발견은 앞으로 창원읍성지 복원 방향에 여러 가지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일단 옹성 주변 집을 사들여 옹성과 남문 주위를 보존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 최근 발견한 창원읍성 남문 옹성. /조현근 씨

창원시는 남문 옹성을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보존 계획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시 문화재관리담당은 "민가 철거 작업은 완료됐고, 신축 계획을 확인했다. 창원읍성 일대는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으로 건축허가 신청서가 접수되면 경남도 가야문화유산과와 협의하게 돼 있다"며 "경남도와 협의해 발굴 조사 의견이 나올 수도 있고, 계획대로 사업 시행 의견이 나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창원시는 2005년부터 창원읍성 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창원읍성 일대가 도시화하면서 사유재산 보상 문제로 동문 쪽 복원사업도 더디다. 창원읍성은 문화재로 지정돼 있지 않아 오로지 시비로만 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어려움이 많다. 현재는 남문 쪽 보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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