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선녀씨 이야기〉 영화로 재탄생
어머니 희생 그린 작품
경남·전국연극제 '석권'
이삼우 대표 메가폰 잡아
거제 배경·지역배우 참여

경남연극제도 이제 중반을 넘어섰습니다. 연극제가 아니라도 도내 극단들에 3월은 많은 일을 준비하는 때입니다. 각종 지원 사업 신청 기간이거든요. 연극제 직전까지 공연장 상주단체 심사가 있었고요. 연극제가 한창인 지난주 경남도민예술단과 경남도 우수 예술 단체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이 있었는데 여기 참여한 극단도 여럿입니다. 지원단체에 선정되면 4월부터 당장 사업을 시작해야 하니까 연극제 기간이 한 해를 시작하며 한창 바쁠 시기이기도 하죠. 그렇다고 경남연극제를 소홀히 할 수는 없겠죠. 연극이란 본령에 가장 충실한, 그리하여 진정한 '연극쟁이'가 완성되는 단련장이니까요. 사업은 생존이고 예술이 본질이란 걸 잊지 않아야 하니까요.

이번에는 거제 극단 예도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지난 16일 저녁 사천시문화예술회관 로비에서 극단 예도 단원들을 만났습니다. 이날 진주 극단 현장의 <여가수 진수린> 공연을 보러 우르르 몰려온 거죠. 그러고 보니 이날이 토요일이더군요. 예도 단원들은 대부분 직장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거제에서 사천까지 거리가 만만찮아서 주말이나 휴일이 아니면 오기가 쉽지 않았을 테지요.

빠듯한 여건이지만 예도 단원들 특유의 팀워크로 똘똘 뭉쳐 작품을 만들고 공연을 합니다. 지난해에는 <나르는 원더우먼>(이선경 작, 이삼우 연출)으로 관객을 울렸다 웃겼다 하면서 경남연극제 대상과 대한민국 연극제 금상을 받았지요.

명실 공히 극단 예도를 대표하는 작품은 <선녀씨 이야기>(작·연출 이삼우)입니다. 극단 예도 이삼우 대표가 자신의 어머니 이야기를 토대로 만든 건데요. 남편과 자식 뒷바라지에 모든 것을 바친 한 어머니의 삶을 통해 우리 시대 가족 관계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내용입니다. 지난 2012년 경남연극제 대상을 받았고, 그해 전국연극제에서는 대통령상과 연출상, 희곡상, 연기대상, 연기상을 휩쓸었죠. 워낙 작품이 좋다 보니 서울 대학로에도 진출했지요.

▲ 〈선녀씨 이야기〉는 어머니의 죽음을 통해 평생을 아들·남편 뒷바라지에 바친 어머니의 삶을 회상하면서 우리 시대 가족 관계의 이면을 들여다보도록 한다. /〈선녀씨 이야기〉 스틸컷

2013년에는 배우 임호, 진선규, 한갑수, 고수희, 이재은 등이 출연했고, 2017년에도 최수종, 선우용녀, 윤해영, 한갑수 등이 출연해 공연을 했었습니다.

최근 이 작품이 독립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작품을 쓰고 연출을 한 이삼우 대표가 감독을 맡았고요. 이 대표는 사실 <황해>, <와니와 준하>, <감기> 등 여러 영화에 출연한 경험이 있죠.

영화 <선녀씨 이야기>는 오롯이 거제에서만 촬영하고, 경남 지역 배우들이 참여했습니다. 완성하는 데 만 2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아무리 작품이 좋아도, 지역 극단이 무슨 돈이 있어 영화를 찍었겠습니까. 영화 제작과 관련해 이런저런 지원 사업은 다 신청했겠지요. 그래서 2016년 경남문예진흥원 독립영화 제작지원, 2017년 영진위 독립영화 후반작업 기술지원, 2018년 거제시 후반작업 제작지원까지 받고서야 완성이 된 거죠. 힘들게 만들긴 했지만, 결국은 상영을 해야 영화가 진짜 완성되는 거겠죠. 하지만, 독립영화들이 으레 그렇듯 상영관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영화 개봉 역시 돈이 많이 드는 일이거든요.

그래서 극단 예도는 단체 관람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영화 원작인 연극 <선녀씨 이야기>의 감동을 잘 표현한 게 있습니다. 지난 2014년 춘천국제연극제 홈페이지에 올라왔던 내용인데요.

"오늘 메인초청작 <선녀씨 이야기>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쏟아지는 울음을 참지 못해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시고 눈물을 닦고 계신 어머니 한 분이 계셨습니다."

이 감동을 그대로 영화에 담았다고 합니다. 단체 관람 신청할 만하죠? 신청은 극단 예도 대표 전화(010-2580-7223)로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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