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 노래'밀양아리랑의 과거∼현재∼미래 잇는다
관련 서적·LP음반·상품 등 적지만 가치있는 자료 모아
시, 콘텐츠 개발·전승 시동...다양한 장르로 재해석 시도
만약 밀양아리랑을 볼 수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날좀보소 날좀보소 날좀보소 동지섣날 꽃본듯이 날좀보소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로 부르는 밀양아리랑. 누가 언제 어디서 부르기 시작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밀양사람들의 정체성을 담은 소리이자 근대 민속사의 아픔과 애환을 달랜 노래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날 전시 큐레이터를 자처한 진용선 정선 아리랑박물관장은 "유물 개수가 적지만 유물 가치로서는 높이 살 만한 것들이 많다"며 "아리랑과 관련한 희귀문헌을 볼 수 있다"고 평했다.
밀양시가 밀양아리랑의 문화적 가치와 역사적 의의를 널리 알리려고 조성한 상설 전시관 자료 100여 점은 아리랑에 방점을 둔 게 대부분이다.
밀양아리랑이 영남지방 민요와 다른 독립된 통속적인 노래이고 독립염원을 품은 가사를 담아 광복군아리랑으로 불렸다는 역사적 가치는 짧은 글로 소개됐다. 이는 아리랑이 지역성과 관련이 깊음을 보여준다.
아리랑은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이는 대한민국 3대 아리랑이라고 불리는 밀양아리랑, 정선아리랑, 진도아리랑을 아주 개별적으로 나누지 않는다. 한국인의 정체성과 독창성을 잘 보여주는 대표 민요에 중심을 두는 것이다. 그래서 3대 아리랑의 근원지는 저마다 관련 콘텐츠를 모아 지역 문화유산으로 확대하고 있다.
박 시장은 이날 밀양아리랑 전시관 개관식에서 "밀양에는 아리랑 전수관, 전시장 하나 없었다. 늦어 미안하다"며 "밀양에는 영남루, 얼음골 등 유명지가 있지만 밀양아리랑이 시의 대표 브랜드다. 그동안 노래만 내려왔지 실체를 보여줄 콘텐츠가 부족했다. 앞으로 많은 연구로 전시장을 채워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공연과 전시 넘어선 시각 콘텐츠 발굴" = 밀양아리랑은 과거가 아니다. 현재이자 미래다. 밀양아리랑 전시관 개관과 함께 제1·2전시실에서 선보인 기획전 '뉴트로×아리랑'에는 앞으로 전시관을 이끌 밀양문화재단의 고민이 담겼다.
반면 제1전시실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창원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최행숙 작가의 작품이 내걸린 현대미술 전시장이다. 전시명은 '아리랑아트스페이스 최행숙'전이다. 밀양문화재단은 몇 년 전부터 '아리랑'이라는 연작을 선보이는 최 작가를 초대해 밀양아리랑을 현대 미학으로 해석해 보려고 했다.
"5년 전쯤일 거예요. 작업을 가만히 보는데, 마치 상모가 지나간 자리 같은 거예요. 이는 아리랑의 흥이자 가락이죠."
최 작가는 이날 밀양아리랑 전시관에서 자신의 작품을 설명했다.
작가는 한 번의 붓질로 완성하는 '일필일획'으로 그림을 그린다. 그녀가 붓을 드는 시간은 단 4초. 찰나의 순간에 하얀 바탕에 순간적으로 응축된 세계가 드러난다. 모든 에너지를 순식간에 쏟아내야 하는 작업인 만큼 실패는 수도 없단다. 100점 가운데 단 3점만이 남는 고난도의 작업이다. 작가는 이날 태극의 색으로 일필일획의 행위를 선보였다. 붓이 내동댕이쳐졌고 작가는 넘어졌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쏟아져 나왔다.
'아리랑아트스페이스 최행숙'전은 4월 7일까지, '아리랑 문화살롱'은 4월 21일까지. 문의 055-359-4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