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군 아리랑박물관·5일장 '랜드마크'
밀양시·시민, 아리랑 세계화에 온 힘을

강원도 정선 하면 떠오르는 것이 정선아리랑과 정선5일장이다. 정선군은 두 가지 문화 소재를 활용해 정선을 브랜드화하고자 2016년 아리랑박물관을 만들었다. 이 아리랑박물관이 3년 만에 정선을 아리랑 랜드마크로 우뚝 세웠다. 박물관 개관 후 2년간(2018년 말 기준) 전시와 기획 행사 등으로 관광객 5만 2483명을 유치했다.

2017년 봄, 정선에 아리랑박물관이 생긴 지 1년 남짓 됐을 무렵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공동기획 '지역문화의 글로컬 브랜드화' 취재차 정선군을 방문한 적이 있다. 처음 정선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보여주는 코스는 네 가지였다. 먼저 아리랑박물관에 들러 전시된 정선아리랑 자료들을 구경시켜주고, 상설 공연장에서 정선아리랑 유래와 역사를 담은 '판 아리랑' 공연(퓨전 뮤지컬)을 선사한다. 이어 박물관 옆에 자리한 아리랑촌(민속촌 느낌의 마을)을 둘러볼 수 있다. 그리고 조금 이동해 정선5일장(정선아리랑시장, 2·7일)에 가서 짤막한 아리랑 공연을 보거나 시골 시장 풍경을 만끽한다. 정선5일장은 강원도 산골에서 나는 약초·약재와 산나물 등이 유명하다. 정선 관광 하루 코스는 문화관광해설사가 안내를 맡는다. 조양강·5일장과 연결되는 정선아리랑 관광열차도 운행하고 주변 유명한 관광지 아우라지도 함께 구경할 만하다.

2019년 3월 현재 정선 아리랑박물관엔 아리랑 관련 자료 20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자료 수집을 이어가는 사람은 진용선 아리랑박물관 관장이다. 그는 지난 14일 밀양시에 개관한 밀양아리랑 전시관 건립에도 도움을 줬다. 2012년 아리랑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후 우리나라 3대 아리랑 고장인 진도(2013년), 정선(2016년), 밀양(2019년) 지역에 모두 아리랑전시관이 만들어진 셈이다. 이제는 3대 아리랑 지역민들이 지역 전시관을 전국을 넘어 세계 브랜드로 만드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밀양시는 정선군과 매우 비슷한 문화자원을 갖췄다. 밀양아리랑아트센터 1층에 아리랑 전시관을 만들었고, 아트센터에서 매주 토요일 아리랑 상설 공연을 한다. 또 아트센터 주변에 아리랑전통시장이 있으며, 영남루와 밀양강오딧세이 공연, 독립운동 성지를 상징하는 의열기념관도 있다. KTX 기차도 밀양역에 정차하니 이보다 더 좋은 환경은 없다. 하지만 미흡한 점도 많다. 전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희소성이 뛰어난 자료까지 넣어 아리랑전시관을 만들어놨지만 장소가 협소하고 자료도 200점가량으로 그리 많지 않다. 밀양시와 시민들, 아리랑에 관심 있는 전 국민이 아리랑 자료를 많이 모아주면 좋을 것이다. 5일장이 아닌 상설 밀양아리랑전통시장도 밀양만의 색깔을 입혀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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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을 크게 짓고서 유물(자료)이 없어 문 닫는 것보다 밀양처럼 작은 규모로 시작해 자료를 점점 늘려 박물관을 새롭게 짓는 게 더 좋다. 전시관은 밀양아리랑의 과거다. 밀양아리랑의 미래를 세계에 보여주려면 기획전시를 잘 꾸며야 한다. 결국 사람의 문제다." 진 관장의 날카로운 지적이 귓가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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