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의거 그린 오페라 갈라콘서트
창원시민으로서 자긍심 느껴

교사, "콘서트 보는 내내 참 많이 울었네요. 민주화를 위해 목숨 바친 이들의 희생 속에 오늘의 내가 이 나라에 살고 있는데,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한번쯤 되돌아보게 되었네요."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온 아빠, "노래와 연기가 너무 생생해서 더 감정이입이 되고, 넘 감동적이었어요. 내년 오페라할 때도 찜해 두었어요. 모처럼 신선하고 강렬한 저녁의 한때였습니다. 2020년 완성작이 기대됩니다. 김주열 열사 어머니의 독창은 눈물이 나더라고요. 김주열 열사와 듀엣곡도 참 좋았고요."

또 다른 지인은 이렇게 말했다. "3·15의거를 주제로 한 공연을 봤는데, 87민주항쟁이 생각났습니다. 출연진의 교복을 보며 옛기억도 새록새록 나고요. 50분의 아쉬운 시간이었지만 뮤지컬과 연극만 봐온 우리에겐 오페라라는 영역이 새로움으로 다가왔어요."

지난 15일, 마산 3·15아트센터에서 창작오페라 <찬란한 분노> 갈라콘서트가 개최되었다. 이 공연 관람에 지인들과 함께했다. 공연 내내 훌쩍이는 소리의 주인공들이기도 했다.

오페라는 1960년 3월 15일, 자유당의 불법 부정선거와 폭력, 불의에 항거한 마산 시민들의 용기와 희생을 그렸다. 무대 배경은 주로 3·15의거 당시의 자료사진들이 많았는데, 특히 김주열이 시신으로 떠올랐던 바닷속이 붉은빛으로 물드는 장면은 그때의 유혈사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했다. 3·15 부정선거로 인해 마산고등학교 김용실의 집으로 학생들이 모여 시위를 계획 중이다. 이때 용실 어머니로 인해 이들의 계획이 발각되지만, 용실 아버지는 학생들을 격려하고 시위에 참여시킨다. 거리에 나선 힉생들은 경찰과 경비대장의 발포에 희생되고 김주열의 어머니는 김주열을 찾으러 마산 일대를 헤매고 다닌다. 눈에 최루탄이 박힌 김주열은 피 묻은 옷을 입고 절규한다.

공연을 보면서 3·15의거 의미와 함께 87년도 매캐한 최루탄 가스로 가득찬 마산 거리의 기억이 떠올랐다. 엄마로서, 김주열 어머니 권찬주 여사의 통한의 아픔이 느껴지기도 했다.

창작오페라 <찬란한 분노> 갈라콘서트는 한국오페라계의 실력파 김숙영의 대본과 연출, 한국 작곡계의 떠오르는 별 김대성의 작곡, 진해 출신 오페라 감독 신선섭이 제작감독으로 참여했다. 상임지휘자 공기태가 이끄는 창원시립합창단과 테너 김동원, 소프라노 김신혜, 바리톤 임희성, 테너 이해성, 바리톤 이종훈, 바리톤 이정민, 소프라노 백향미 등이 열연했다. 창원시립예술단은 창작오페라 제작을 위해 오랜 기간 지역의 민주화 관련 원로들과 자문위원들의 자문과 조사를 거쳤으며, 3·15의거의 자유, 민주, 정의의 정신을 오페라에 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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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의거에 대해 역사적으로 알고는 있었지만, 이런 공연을 봄으로써 다시 한번 더 되새기는 자리가 된 것 같다. 창원시민으로서 자긍심과 함께 지금의 이 봄날이 새삼 따뜻하게 느껴진다. 이번 오페라의 본 공연은 2020년 3·15의거 60주년이 되는 해에 개최되는데, 2019년 3·15의거 기념일에 마산 3·15아트센터에서 먼저 선보인 것이다. 갈라콘서트는 오페라나 뮤지컬 등에서 중요한 아리아와 중창 따위를 간추려서 만든 공연이다. 이번에 짧은 공연에서도 충분히 오페라의 메시지를 던져 주었는데, 본 공연의 스케일과 출연진의 연기, 감동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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