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경력자 만든 교가·식민지 문화 담은 교훈 등 지적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학교 전체를 대상으로 일제 잔재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경남도의회에서 나왔다.

표병호 경남도의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은 "아직 도내 학교에 일제 잔재가 많이 남아 있다. 일제히 조사해 청산해야 한다"고 밝혔다. 표 위원장은 최근 열린 교육위원회에서 올해 시·군교육지원청 업무보고를 받고 이 같은 지적을 했다.

도내 초·중·고, 대학에서 친일 음악인이 만든 교가가 여전히 불리고 있고, 일제가 식민지 교육에 사용한 용어나 명칭도 많이 남아 있다. 도교육청은 지난달 17일 본청 중앙 현관 앞 일본 가이즈카 향나무를 뽑고, 국산 소나무로 교체하는 작업도 벌였다.

표 위원장은 여태까지 학교 일제 잔재에 대한 조사나 점검이 없었다며, 도내 학교 일제 잔재 전수조사를 해서 청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 위원장은 "아직도 학교에 일본인 학교장과 교사들의 사진 등이 현관 등 공개적인 장소에 걸려 있거나, 친일 경력자가 작사·작곡한 교가를 사용하고 있는 학교가 있다. 일제 식민지 통치 아래에서 강조했던 교훈인 '근면, 성실, 협동' 등 훈육적인 일본 문화의 구호를 사용하고 있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각급 학교 내 친일 잔재의 흔적을 청산하고 새로운 학교 문화를 조성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지난 4일 월요회의에서 일제 잔재 청산을 위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 교육감은 "도교육청 가이즈카 향나무를 소나무로 바꾼 것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한 게 아니다. 우리 학교, 교육청에 남아있는 일제 잔재를 어떻게 확인하고 청산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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