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따뜻한 사회를 꿈꾸는 사람들' 100번째 나눔현장 웃음꽃
10년간 18만 장 전달…고교 동아리 봉사 인연 졸업 후에도 계속

골목에 줄줄이 늘어선 '따뜻한 사회를 꿈꾸는 사람들' 손을 거쳐 연탄이 배달됐다. 골목 가득 주황색 물결이 넘실거렸다.

지난 16일 오후 창원시 마산합포구청 앞에 110여 명이 모여들었다. 창원따사모(따뜻한 사회를 꿈꾸는 사람들의 모임)가 100번째 연탄 배달 봉사를 하는 날이었다. 10~20대 청년을 포함해 중장년층·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따사모는 지난 2007년 만들어졌다. 초대 회장 노선호(77) 대한산업보건협회 경남지부장이 지인 30명과 시작한 게 10년을 넘어섰다. 매달 10가구에 200장씩 연탄을 배달해온 따사모. 그간 이웃에게 전달한 연탄만 18만여 장에 이른다.

따사모는 130여 명의 회원을 둔 단체로 자랐다. 따사모는 매년 9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연탄을 배달하고, 6~8월에는 전기설비 등 집수리를 한다. 매달 결연가구 6곳에 후원금·생필품을 전달하며 장학사업·자연보호활동 등 1년 내내 쉼없이 활동한다.

▲ 창원따사모 100번째 봉사활동에 참여한 회원들이 연탄을 배달하고 있다. /류민기 기자

이날 따사모는 두 팀으로 나눠 봉사활동을 했다. 마산합포구청 인근 반월중앙동·완월동 등 배달 장소로 이동하는 길은 주황색 조끼를 입은 봉사자들의 행렬로 일렁였다. 노선호 초대 회장은 "겨울철에는 봄꽃이 핀 듯 장관"이라며 "누구든지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

회원들은 골목길을 따라 큰길에 내려 놓은 연탄을 건넸다. 금세 배달 장소 창고에 연탄이 쌓였다. 회원들은 숨 한 번 크게 들이쉬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8~9년간 따사모 도움을 받았다는 ㄱ(72) 씨는 "1년에 6번 정도 채워준다. 오늘 배달온 연탄으로 4~5월까지는 걱정 없이 보낼 수 있게 됐다"며 고마워했다.

따사모는 반월중앙동·완월동·교방동·성호동·회성동 등 주로 마산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민센터에서 연탄을 때는 가구 명단을 받아 도움 줄 곳을 정한다. 50~60여 가구를 대상으로 매달 구역을 바꿔가며 배달한다. 현정헌(56) 회장은 "회원, 마산중앙고교·창신고교 봉사동아리 단원 등을 합쳐 매달 80여 명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며 "졸업한 후에도 계속해 참석하는 친구들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마산중앙고를 졸업하고 경찰대에 입학한 이준혁(20) 씨는 "고교 2학년 때부터 봉사활동해왔다"며 "2년 동안 활동해서 계속 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고, 장학금 혜택도 받고 해서 계속 참여하는 게 도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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