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 선거구 경남 몰려
지도부, 후보 지원 총력
중앙당 차원 공방 가열

'창원성산'과 '통영·고성'에서 치러지는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여야 정치권이 올인하는 모양새다. 대선으로 향하는 정국의 흐름을 판가름 지을 내년 총선 경쟁의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놓칠 수 없는 승부처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거둔 승세를 이어가야 하는 수성의 위치에 서 있고, 자유한국당은 '정권 심판론'을 전면에 내걸었다. 여기에 더해 '창원성산'에서는 정의당과 민중당이 '진보정치 적임자'임을 내세우며 당의 명운을 걸다시피 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바른미래당과 대한애국당 역시 당 외연 확장을 꾀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몇차례 선거를 거치면서 '경남 민심'의 향방에 따라 정국 주도권이 엎치락뒤치락해왔던 게 여실히 드러났을 뿐 아니라, 공교롭게도 경남에서만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지면서 그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여야 경색 국면으로 4·3 보궐선거에 관심이 집중되는 건지, 4·3보궐선거가 여야 경색을 주도했는지 모를 정도로 '경남의 선거'가 정치권의 핵으로 자리 잡았다.

정치권의 '놓칠 수 없는 승부처'가 경남에서 펼쳐지면서 정작 각 지역구의 이슈보다는 중앙당 차원에서 펼쳐지는 정치공방이 부각되고 있다. 이로 인해 당선을 위한 정치공학적 계산만 난무하고 있다는 진단 역시 제기된다.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대비하는 각 당의 분주한 발걸음이 예사롭지가 않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당 대표에 취임하자마자 창원을 찾았으며, 지난 11일 창원에서 현장최고위원회를 개최한데 이어, 15일 3·15의거 59주년 기념식 참석차 창원을 방문했다. 18일에도 창원과 통영·고성을 잇따라 방문할 계획이다. 황 대표는 창원에 숙소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대표 취임 후 첫 성과를 경남에서 창출해내겠다는 의지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역시 창원에 숙소를 얻어놓고 이재환 후보를 총력 지원하고 있다.

정의당은 일찌감치 창원을 '제2의 당사'로 천명하고, 당 지도부가 수시로 서울과 창원을 왕래하고 있다. 민중당 지도부 역시 창원에 둥지를 튼 지 오래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PK 전체를 아우르는 대규모 국책 사업 등을 제시하는 행보로 창원과 통영·고성을 지원해왔으며,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의 경남 방문이 줄줄이 예정돼 있기도 하다.

흡사 '여의도'가 경남으로 옮겨진 형국이다. 황교안 대표는 '문재인 정권 심판'론을, 이에 맞선 바른미래당·정의당·민중당 등은 "적폐 정당 자유한국당을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창원 성산에서 민주당과 정의당이 단일화 교섭을 하고 있는 영향인지, 정의당은 자유한국당을 향한 비판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민중당은 자유한국당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의 실정 역시 부각하는 행보를 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촛불혁명의 민심을 거스르고, 박근혜 탄핵을 부정하며 다시 캄캄했던 과거로 되돌아가고 있다"며 한국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물고 물리는 정치 공방은 공약 경쟁 대신 '정치공학'적인 계산을 부추기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의당과 민중당은 일찌감치 지역 공약을 꾸준히 제시해왔지만, 단일화 논의가 얽히면서 그 빛이 바래고 있다.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는 단일화 협상 추이에 주목하며 판세의 유불리를 따지는 한편 "원칙없는 단일화 협상을 멈추라"고 공박하고 있다.

통영·고성에서는 자유한국당 후보로 황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정점식 후보가 확정되면서, 당내 김동진·서필언 예비후보 반발이 가시화됐다. 이와 함께 정 후보의 고향이 고성이고, 민주당 양문석 후보는 통영 출신이라는 점 등을 거론하는 '판세 전망'이 선거판 전반을 감싸는 분위기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