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적지 답사 넘어 청소년 '3·15문화광장'주인공으로
민주교육·현장체험 호평
학생들 스스로 참여하는
다양한 사업 필요한 시점
사업회장, 상설무대 검토
"오동동문화광장 이름바꿔
문화제·연중 공연 추진"

3·15의거기념사업회 김장희 회장은 지난해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의거 정신을 계승·발전시키고자 청소년을 비롯한 시민과 연결고리를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올해 눈에 띄는 기념사업을 찾기 힘들다. 새로이 선보이는 창작오페라 <찬란한 분노> 갈라 콘서트, 창원시립무용단 정기공연 '소리없는 함성'의 경우 관객과 소통은 없다.

◇오동동문화광장을 청소년 무대로

2·28민주운동 기념무대에서 펼쳐지는 공연은 '가성비'가 좋다. 오후 6시 30분부터 30분 또는 1시간 동안 대구도시철도 1호선 명덕역에 설치된 무대에서 고교 동아리, 대학생 공연 등이 열린다. 지난해 1000만 원이 채 안 되는 예산만 들어갔다. 3·15의거기념사업회도 그런 사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3·15의거 발원지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에는 문화광장이 있다. 지난해 열린 청소년 문화제 때 18개 팀이 3·15아트센터에서 하루 동안 '몰아치기' 공연을 했다면, 이제는 형식을 바꿔 문화광장에서 매달 1~2차례 30분에서 1시간 동안 연중 공연을 펼치는 것이다.

김장희 회장도 긍정적으로 답했다. 김 회장은 "오동동문화광장을 3·15문화광장이나 3·15광장으로 바꾸자고 지난해 11월 창원시에 제안했다. 시와 상인회도 명칭을 바꾸는 데 반대하지 않는다"며 "결론이 나면 청소년이 상시 공연하는 무대를 만든다든지, 청소년 문화제를 외부에서 연다든지 하는 방안을 좀 더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가성비' 좋은 사업 발굴해야

저비용 고효율 콘텐츠(기념사업)는 만들기 나름이다. 시민 참여까지 이끌어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경남도교육청이 올해 3·15의거 59주년을 맞아 민주·인권교육 주간을 운영하는 것도 좋은 사례다.

도교육청은 22일까지 2주 동안 18개 시·군교육지원청, 직속기관과 학교에서 3·15의거를 알리는 교육을 한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3·15의거, 인권과 관련한 동영상을 시청하고 토의·토론한다.

▲ 지난해 5월 창원 마산무학여고 학생들이 국립3·15민주묘지 3·15의거 기념시비 앞에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3·15기념사업회도 지난 2012년부터 유적지 답사를 진행해 오고 있다. 도교육청과 협력해 학교별 신청을 받아 3·15기념물·유적을 답사한다. 지난해 24차례에 걸쳐 학생 1100명이 참여했다. 마산무학여고 1학년 40명은 지난해 5월 국립3·15민주묘지에서 참배하고, 마산용마고 김주열 열사 동상에서 묵념했다. 이어 3·15의거 발원지와 기념탑 등을 돌며 역사 현장을 체험하고, 당시 상황을 실감했다.

김 회장은 "전국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유적지 답사를 진행하고 있다. 마산뿐만 아니라 광주5·18민주화운동기록관, 남원 김주열 열사 묘역·생가 등도 둘러본다. 학생들은 소감문이나 보고서를 작성하며 현재적 의미를 찾는다"고 말했다.

◇"계승세대 회원 모으는 데 주력"

기념사업회는 백일장·마라톤대회·바둑대회 수준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김 회장은 "오랜 기간 열린 이들 행사는 효과가 뚜렷해 정형화됐다고 보면 된다"며 "내용을 보강하는 것과 함께 참여율을 높이고자 주관 단체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진행하는 사업은 지난해와 비슷하다. 기념사업회는 새 사업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예산이 부족한 현실을 토로했다. 김 회장은 "올해는 내년 60주년 사업 준비에 초점을 맞춘다. 이달 출범한 60주년기념사업기획위원회가 내년도 기념사업을 짤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예산이다. 국가보훈처에 등록된 기념사업회는 국·도비와 시비로 한 해 살림살이를 꾸린다. 지난해 사업비는 4억 700만 원, 올해는 60주년 준비를 위해 시비를 증액해 5억 4300만 원 규모다. 한정된 운영비 탓에 인력 보강은 힘들다. 지난해 변종민 상임이사와 남기문 사무국장이 민주화운동 유적지 답사 전문해설사로 직접 나서기도 했다.

▲ 지난해 3월 열린 3·15의거 58주년 기념 연극 <너의 역사> 한 장면. /경남도민일보 DB

김장희 회장은 "누리집 관리가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 인정한다. 나를 포함해 사무국 인력이 3명밖에 없고, 따로 홍보 전문인력이 없다보니 생긴 일"이라며 "인턴 형식으로 홍보담당을 채용해 누리집 관리, 젊은층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소통, 홍보자료 작성 등 업무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념사업회는 3·15 계승 세대를 회원으로 모으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미래세대가 회원 활동을 하면 자연스럽게 의거 정신을 이어나가게 되기 때문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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