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경기 실점 '수비 불안'
영입선수 활용 제때 못해
17일 K리그 포항전 과제로

경남FC 김종부 감독은 K리그보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를 더 중시한다고 수시로 밝혀왔다. 지난 9일 인천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1-2로 패한 뒤 공식 인터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경남의 첫 ACL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첫 홈 경기였던 중국 산둥 루넝과 경기는 2-2로 비겼다. 팬들은 승패를 떠나 경남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을 전부 보여줬다며 이후 경기를 기대하고 응원했다. 결과는 12일 말레이시아 조호르 다룰 탁짐 원정전 1-1 무승부로 승점 2점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K리그도 마찬가지다. 지난 1일 성남FC와 홈 개막전에서 2-1 승리를 거뒀지만 9일 인천 원정전에선 졌다.

승패를 떠나 심각한 문제를 드러낸 게 수비 조직력이었다. 지금까지 공식경기를 4번 치렀지만 무실점 경기가 없었다. 리그 3득점 3실점. ACL도 마찬가지로 3득점 3실점이다. 득점을 만들어내는 공격력은 나쁘지 않은 모양새다. 하지만 실점을 골키퍼 책임으로 돌릴 수만은 없다. 매 경기 실점, 그것도 경기당 평균 1.5실점을 했다는 것은 수비 조직력의 문제를 드러낸 것이다.

지난해 중앙수비를 책임졌던 박지수가 중국으로 떠났다는 점을 고려해도 수비 조직력은 짚지 않을 수 없다. 지난겨울 경남은 폭풍 영입을 하며 프리시즌 최고 화제 구단이었고 영입 중심은 수비수였다. 그들이 어디 갔는지 소식이 없다. 지난해 왼쪽 수비수로 활발하게 뛰다 부상으로 제외됐던 이재명이 복귀했지만 아직 벤치 명단에도 이름을 못 올리고 있다.

수비수를 보호하는 건 미드필더다. 지난해 큰 활약으로 경남 중원을 책임졌던 최영준이 전북현대로 떠났다. 최영준 이적은 아쉬웠지만 하성민이라는 대체재가 경남에 있다는 믿음으로 지켜봤다. 최영준과는 플레이 스타일이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한 번 믿고 맡겨볼 만한 선수로 보였지만 아직 출장이 없다. U-22 자원으로 리그에서 출전 기회를 꾸준히 받고 있는 김준범은 지난해 리그에서 보여준 모습 이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김 감독은 최영준이 맡았던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믿고 맡길 선수가 없다고 판단한 듯 공격형 미드필더로 특화된 조던 머치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하고 있다.

실제 김 감독은 머치를 당분간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하겠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머치는 공격 전개 상황에서는 꽤 빼어난 활약을 보여줬다.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적재적소로 공을 뿌려주는 모습은 믿음직했다. 하지만 수비상황에서의 움직임은 불안했다.

더 큰 문제는 공격형 미드필더 자원이 경남에 많다는 점이다. 윙어와 공미를 오갈 수 있는 네게바·쿠니모토는 리그 안에서도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경남이 '버티기'로 보내는 전반전에 쿠니모토가 오히려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에 더 빼어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스트라이커 룩 카스타이흐노스와 조합으로 머치를 영입했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경남은 지난겨울 이적시장에서 22명을 영입했다. K리그 22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영입이었다. 그리고 현재 등록된 경남 선수는 43명에 이른다. 지난해 34명에 비해 거의 10명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리그 구단 중에서도 기업구단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인원이다. 이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R리그를 중심으로 선수 육성을 위해 영입한 신인들을 제외하더라도 10여 명이 빈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폼이 올라오지 않았다고 하지만 공백은 커 보인다.

'믿을맨'만 기용하는 감독 스타일 때문에 주전 선수들이 잇따라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되는 것도 걱정이다. 이미 쿠니모토, 이광선, 최재수가 부상으로 전력 이탈했다. 오른쪽 풀백으로 4경기 연속 선발출전했던 박광일마저 12일 경기에서 부상으로 교체됐다. 결과는 더 기다려봐야겠지만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4경기 동안 주전 4명이 부상당하는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지 혼란스럽다.

14일 귀국하는 경남 선수단은 17일 포항스틸러스 원정전을 치른 후 2주 가까이 휴식기를 맞는다. 30일 창원축구센터에서 펼쳐질 대구FC와 홈 경기 전까지 전력을 추슬러야 한다. 대구전 이후 다시 3~4일 간격의 살인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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